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의 상당수가 폴 브리머 이라크 군정 최고행정관 주재 회의 참석을 거부하는 등 과도통치위와 미국 군정당국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WSJ는 이라크전쟁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패배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암살자도아니고 이슬람 과격 테러리스트도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라면서 대통령 본인 및그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 견해차를 정치 공세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WSJ는 또 지난 달 28일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이 과도통치위에 더욱 큰 권한과 책임을 넘기겠다고 발언, 이라크 정책의 `중도 수정(midcourse correction)'을시사한 것은 다행이라며 부시 대통령은 갈등 봉합에 신경써야 한다고 충고했다. 기사에 따르면 과도통치위 지도부가 국제사회의 도움을 이끌어내려 동분서주함으로써 부시 행정부는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 특히 부시 대통령 정적(政敵)으로부터의 비난에서 벗어나 다소나마 위안을 얻게 된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국제사회의 도움을 이끌어내려 노력하는 과도통치위 지도부가 다른 한 편에서는 브리머 최고행정관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WSJ는 전했다. WSJ는 기사에서 상당수의 과도통치위 위원들이 브리머 최고행정관 주재 회의에참석하는 것조차 거부하는 실정으로 이러한 갈등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직면하는 핵심적인 문제들을 더욱 악화시킬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핵개발 의혹을 받는 북한과 이란에 대해서는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개발 계획을 파기할 경우 협상을 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이라크 과도통치위 지도부와의 협상이 가장 시급한 것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WSJ는 끝으로 부시 대통령이 패전(敗戰)의 멍에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보호구'는 이라크 사태에 대해 과도통치위의 견해를 경청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