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특구 정부는 물론 정치권, 재계, 학계 등각계 각층에 공산당 비밀당원들이 암약하고 있다고 홍콩 주재 외교관들과 정치권 소식통들이 28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 외교관과 소식통은 이날 홍콩 공산당 비밀당원들이 점조직형태로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마카오의 경우 지하 공산당이 사실상 모든 것을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홍콩에 파견된 중국 당국자들의 주요 임무는 공산당 지하조직을 건설하고 정비하는 것"이라며 "지하 당원들은 비밀엄수라는 명령아래 각계 각층에서 공작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둥젠화(董建華) 행정장관 주변 비밀 공산당원으로는 최근 사임한 앤터니 렁(梁錦松) 전 재정사장과 엘시 렁(梁愛詩) 율정사장, 렁춘잉(梁振英) 행정회의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산당 지하 활동의 이유와 관련, "중국은 홍콩에 일국양제(一國兩制)를약속했다"면서 "만약 공산당이 공개화되면 국제적 약속 위반은 물론 대만 통일전략에도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중국 지도부는 홍콩의 다당제 정치제도가 역수입돼 중국에서 공산당일당 통치제도 반대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도 공산당 지하활동의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중국 신화통신 홍콩분사 사장으로 재직하다 지난 1990년 미국으로 망명한 쉬자툰(許家屯)은 1993년 출판한 회고록에서 처음으로 홍콩과 마카오의 비밀공산당원들에 대해 폭로한 바 있다. 쉬 전 사장은 "1983년 현재 홍콩과 마카오에 모두 6천여명의 공산당원들이 있으며 이중 본토에서 온 당원들은 3천명도 되지 않는다"고 밝혀 홍콩과 마카오에 3천여명의 당원들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