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찰스 테일러 라이베리아 대통령의 사퇴를촉구하면서 평화유지군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테일러 대통령은 미군 주도의국제평화유지군이 라이베리아에 도착한 이후 퇴진할 것이라고 4일 말했다. 테일러 대통령은 이날 수도 몬로비아의 대통령궁에서 행한 연설에서 "내가 이동하기 전에 평화유지군이 이 도시에 도착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미군 병사들의 도착 전에 내가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내 조부는 미국에서 왔으며, 나는 미국인들에게 증오심이 없다. 나는 라이베리아에 미군 병사가 배치되는 것을 환영하며 기꺼이 수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일러 대통령은 이어 "만일 내가 라이베리아 분쟁의 원인이라면 사퇴할 것"이라면서 "나는 권좌를 유지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분노와 실패 등이 개입하지않는 정상적인 권력이양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반군 세력들에 대해서는 정부군이 여전히 이들을 몬로비아에서 몰아낼 능력이 있다고 경고했다. 테일러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3일 라이베리아의질서 회복을 위해서는 테일러 대통령의 사퇴가 필요하다면서 미군을 평화유지군의일원으로 라이베리아에 파병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 앞서 지난 3일에는 2천여 명의 시위대가 몬로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 모여미군 파병과 내전 종식 등을 요구하며 행진을 벌였다. 시위대는 "테일러 반대, 우리는 부시를 원한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등의구호를 외치며 미국이 평화유지군을 신속히 파병해 내전을 종식하고 치안을 회복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4일 라이베리아 수도몬로비아에서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는 등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이를 막기 위한 자금과 보급품의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진정시키는데 실패해 라이베리아의 인도적 위기가 심화되고 수천 명의 목숨이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몬로비아 AP.AFP=연합뉴스) hoonkim@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