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20일 정상회담을 갖고 미주자유무역지대(FTAA)협상을 시한내 마무리짓기로 하는 등 양국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해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브라질은 더욱 긴밀하고 양적으로도 한층 강화된 관계를 수립하기로 했다"면서, 이를 위해반테러 활동에서 아프리카 원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현안에 있어 정기적으로 고위급협상 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또 미주대륙 34개국에 걸치는 FTAA의 공동 협상대표인 미국과 브라질은 당초 목표대로 2005년 1월까지 FTAA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시한내 협상을 끝내도록 하는 데 아무런 이견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미국은 특히 룰라 대통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빈곤퇴치 정책과 에너지 사업에있어 적극 돕기로 했다고 성명은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회담은 브라질과 미국간 관계에서 새로운 틀을 확립하는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양국간 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미국이 남미의 인프라 투자에 더욱 협력해 줄 것을기대한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을 거듭 요청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물론, 방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강하게 반대했던 이라크전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브라질 관리들이 전했다. 강경 노조 위원장 출신의 룰라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의 긴밀한 대화는 다소의외로 받아들여지나, 정치 및 경제 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한 남미에서 브라질이 지역상황 개선을 위해 지도적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미국의 의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남미 경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브라질이 미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FTAA 창설 협상에서 더욱 협력해 줄 것을 바라는 측면도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시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의 회담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번째로 이뤄지는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방미길에 장관 10명을 대동,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미국과 브라질간에 이뤄지는 정상회담으로는 최대 규모라는 평가다. 지난 해 말만 해도 미국은 노동자 출신으로 처음으로 브라질 국가수반에 오른룰라 대통령이 좌파적 경제정책을 펼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집권 5개월이 넘는동안 시장친화적 정책으로 브라질 경제가 급속도로 안정을 찾아가는 데 대해 높이평가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긴축재정을 기조로 한 정통경제 정책을 계속 유지,서방 금융기관으로부터도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