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필요할경우 2주안에 이라크에서 무기사찰활동을 재개할 준비가 돼있다고 2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블릭스 단장의 사찰재개 의사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를 조작했다는 논란이 거세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블릭스 단장은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가 이라크에서 다시 활동할수 있도록 안보리에서 결정을 내려준다면 현재 뉴욕에 있는 약 30명의 단원들을 중심으로 사찰단을 다시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2주안에 이들이 필요한 활동을 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릭스 단장은 현재 단원들은 사찰기술과 지원장비 면에서 지난해 11월 처음 파견됐을 때보다 훨씬 준비상태가 좋다면서 바그다드 함락이후 사찰단 본부로 쓰던 카날호텔이 완전히 약탈당했다는 보도는 과장된 것이라고 밝혔다. 블릭스 단장은 사찰단이 여전히 대량살상무기와 관련된 상당한 양의 단서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중에는 지난 91년 1차 걸프전 이후 탄저균을 폐기하는데 참여한과학자들의 인터뷰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측이 금지 무기의 증거로 주장하고 있는 이동식 생물무기 실험실(트레일러 2대)에 대해 이라크측이 제공한 사진에는 그와 비슷한 차량조차도 나온 게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은 작년 11월부터 개전 사흘전인 3월17일까지 약 15주동안 사찰활동을 벌였으며, 블릭스 단장의 UNMOVIC 위원장 임기는 오는 30일 종료된다. 한편 미국과 영국에서는 양국 정보기관의 대량살상무기 정보 조작설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정보 조작 주장을 한목소리로 일축하고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박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헨리 왁스먼 의원이 2일 정보 보고서 조작 주장을 다시 제기한 가운데 상원 정보위원회가 이를 조사할 합동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유엔본부.바그다드 AFP.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