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난달 말 이라크 북부지역에서 노획한 트레일러가 생화학무기 제조용 이동실험실의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가 6일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이 차량에 생화학무기 제조 목적이나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장비가 들어 있었다면서 "이 장비에 대한 초동 검사 결과 이동 생화학시설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트레일러와 그 안에 있던 장비는 이라크가 유엔 사찰단의 눈을 피해 은닉했다고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말하던 이동 실험실의 묘사와 일치한다면서 "우리는 이 안에 있던 여러 종류의 장비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조사관들이 아직 생화학제제의 흔적에 관한 "주변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적인 결론은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일 이같은 미국측의 의심이 확인된다면 이는 미국이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운 대량살상무기의 존재를 입증하는 최초의 물적 증거가 된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후 한 달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대량살상무기를 찾지 못해 전쟁의 명분을 놓고 갈수록 고조되는 국제사회의 의심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문제의 트레일러에 관해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으나 사실 확인을 해 주지 않았으며 다만 "후세인이 무기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가 여러 해 동안 무기계획을 감추려 했던 사실을 알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미국인들은 우리가 후세인을 권좌에서 몰아냈을 때 미국이 더 안전해 졌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지난 2월 유엔 안보리에서 이라크가 최소한 7대의 이동 생화학 실험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들 실험실은 특수장비를 갖춘 철도 객차와 트레일러에 설치돼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당시 증언에서 이라크가 발효탱크와 활동성 생물 물질 탱크, 스프레이 건조기와 충전장비 등을 갖춘 최소한 18대의 트레일러를 갖고 있으며 이를 두세개 연결하면 완전한 실험실로 변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이라크의 이동실험실에 관한 미국측 정보는 이같은 시설을 감독하고 생물제재 생산 현장에 있었던 이라크인 화학 엔지니어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발견에 실패하자 대신 이라크의 은닉된무기계획을 찾아낼 수있는 이라크인 과학자들을 찾아내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미군은 지난 4일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계획에 참여한 것으로 믿어지며 `탄저균 여사'로 불리는 여성 과학자 후다 살리 마흐디 아마시의 신병을 확보했다.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계획과 관련해 신병을 확보한 이밖의 이라크 인사들은 전석유장관 아메르 모하마드 라시드 알-우바이디, 후세인 대통령의 과학 담당 보좌관아메르 알-사디, 유엔 사찰단 담당 호삼 모하마드 아민 장군, 전 부총리 겸 군사산업청장 아브드 알-타와브 물라 후와이시, 이라크 최고의 핵과학자로 지난 4월초 자수한 자파르 알 자파르 등이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