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2일 바그다드 남부의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 2개 사단을 격퇴하며 바그다드 남부 32㎞ 지점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군 지휘관들이 바그다드 진격 시점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이라크 중부에서 잠시 주춤했던 미 지상군은 이날 제3보병사단과 제1해병원정대가 각각 메디나 사단과 바그다드 사단 등 정예 공화국 수비대를 거의 궤멸시킴으로써 바그다드 진공의 호기를 잡았다. 그러나 미군 지휘부는 여기서 곧바로 바그다드 진격을 감행해야할지 아니면 지원군 역할을 할 제4보병사단과의 협공을 위해 2주 정도 더 기다려야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제4보병사단 병력이 도착하기 전에 바그다드로 진격할 것을 요구하는 측은 공화국 수비대의 주력부대가 궤멸된 상황에서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수 공화국 수비대나 페다인 사담, 바트당 민병대 등이 시내에서 게릴라전을 벌이긴 하겠지만 이미 미군의 적수가 될 수 없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펴고 있다. 시가전 전문가인 개리 앤더슨 예비역 해병대 대령은 미군은 이미 공습 초기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모험을 감수한 만큼 바그다드 진격도 전격적으로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바그다드 진격은 보다 신중히 결정해야할 문제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익명의 국방부 관리는 미 지상군이 전날 급히 북상하면서 생긴 후방 보급선의 안전을 확보하고 바그다드를 포위한 뒤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일부 관리들은 미군이 바그다드 남쪽의 공화국 수비대 3개 사단을 완전히 궤멸시키기 위해서는 1~2주일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미 국방정보국(DIA)에서 이라크군 관련 정보를 담당했던 패트릭 랭 예비역 육군대령은 "미군이 곧바로 바그다드로 진격할 경우 후방이 완전히 빈다"며 "(바그다드진격을 위해) 더 많은 지원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DIA의 군사전문가인 제프리 와이트는 "이라크가 화학무기로 공격을 해오거나 내부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는 등 극단적인 대응을 해 올 시점이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화학전의 경우 전술적 이점도 적을 뿐더러 후세인 대통령이 감수해야할 전략적 비용이 막심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