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순번 의장국을맡은 멕시코는 이라크전으로 인한 안보리 분열상을 치유하고 이라크에 대한 미국 주도의 일방적 행동을 거부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했다. 멕시코는 또한 이라크 공격을 거부함으로써 냉랭해진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려하고 있으나, 계속 높아져만 가는 멕시코 국내 반전여론 등을 감안할 때 안보리에서의 대미 관계개선 등 외교활동 전망은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날 유엔 주재 멕시코 대사로서 안보리 의장국의 키를 쥐게 된 아돌포 아길라르 신세르 대사는 안보리 의장국 취임과 관련, 자신은 유엔의 이라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가속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아길라르 신세르 대사는 지난주 "현재 세계 모든 사람들의 눈에는 유엔 안보리가 분열돼 있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면서 "멕시코는 전쟁 발발에 슬픔을 느끼며 이라크 국민의 고통을 애통해 한다"고 말했다. 현재 멕시코 언론들은 어느 중남미 국가들보다도 이번 전쟁에 비판적인 보도를내보내고 있다. 이번주 수천명의 학생들과 노조원들이 미 대사관 인근에서 시위를벌이는 등 반전여론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일부 격력 시위자들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이콧에 나섰으며, 미국의 대표적인슈퍼체인인 월마트 일부 지점에서는 물건을 옮겨 담고 이동하는 카트기에 물건을 가득 실은 채 물건 값을 지불하기를 거부함으로써 계산대를 봉쇄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비센테 폭스 대통령은 미국의 로비를 물리치고 이라크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공식 표명함으로써 일반 대중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유명한 역사학자인 엔리케 크라우세 씨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폭스 대통령은 미국과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적극 표현하기로 결정했고 일반 여론은 전폭적으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불문하고 반전을 한목소리로 내고 있다. 폭스 대통령의 중도우파 국민행동당(PAN)의 중진인 페데리코 알타미라노 상원의원은 지난주 조지 W.부시 대통령을 `전제 군주'라고까지 묘사하며 미국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아길라르 신세르 대사는 지난주 멕시코시티로 와 폭스 대통령과 루이스 에르네스토 데르베스 외무장관과 연쇄적으로 회담을 갖고 유엔에서의 멕시코 역할에 대해논의했다. 데르베스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는 유엔 안보리를 단합시키고이라크에 대한 관계에 있어 일방적인 행동을 거부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길라르 신세르 대사는 "한달내에 우리가 모든 국가들이 안보리의 결의안을 수용하고 존중하도록 한다면 우리는 기적적인 일을 해낸 것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각오를 다졌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