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바그다드 방어를 위한 사담 후세인 정권의 결의는 대단하다. 후세인의 사병(私兵)이나 마찬가지인 최정예 공화국수비대 병력은 물론이고 폭격에 분노한 일부 시민들까지 가세해 곳곳에 지하진지 등을 구축해 놓고 필사적으로 저항할 자세다. 이라크의 바그다드 방어작전은 게릴라전 성격을 띤 시가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막강한 화력을 보유한 연합군에 맞서기 위해서는 정면 대결보다는 건물 곳곳에 병력을 분산시켜 진입을 시도하는 연합군을 저격하는 편이 승산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시가전은 미국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작전이다. 이미 지난 1993년 아프리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군벌인 아이디드를 체포하기 위해 '카우보이식' 작전을 벌이다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경험을 갖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작전 과정에서 아군은 물론이고 무고한 민간인들의 희생이 클 수 밖에 없는 시가전이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시가전 과정에서 가장 큰 복병 가운데 하나는 바로 후세인과 지도부의 근접경호를 담당하는 특수혁명수비대다. 이들은 모두 저격술에 능한데다 후세인에 대한 충성심이 여느 이라크군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 이들은 1천m의 먼거리에서도 지휘차량에 탑승한 연합군 지휘관들을 정확히 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이 보유한 크로아티아제 반자동저격총은 원거리에서도 장갑차량 같은웬만한 기갑차량을 무력화할 수 있는 엄청난 관통력을 갖고 있어 진공을 앞둔 연합군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라크군은 또 연합군의 최우선 목표물 등에 파괴력과 살상력이 강한 플라스틱 폭약(C-4) 등을 설치, 진입시 원격조종으로 파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공습이나 타격이 예상되는 목표물 곳곳에 어린이, 노약자들이나 포로등을 '인간방패'로 내세워 접근을 원천 봉쇄하려는 시도도 현실로 나타날 공산이 크다. 이라크군은 특히 기갑차량의 통과가 예상되는 교량에다 폭발물을 설치해놓은 데 이어 교량 파괴시 부교(浮橋)나 상륙정 등에 의한 병력 이동을 대비해 물 밑에도 엄청난 살상력을 가진 기뢰를 부설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연합군의 가장 고민거리는 바로 이라크군의 수공(水攻).화공(火攻)전략과 생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다. 궁지에 몰린 후세인이 바그다드 상류의 댐과 저수지를 파괴, 하류의 유프라테스.티그리스강으로 흘러보낼 경우 홍수가 나 광범위한 지역이 물에 잠길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특수혁명수비대는 이미 주요 댐과 저수지 등에 폭약을 설치해놓은 것으로알려졌다. 또 바그다드 시내는 물론 진공로 곳곳에 '기름도랑'이나 석유가 가득 든 드럼통 등을 매설, 진입을 시도하는 연합군을 잿더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미.영 정보기관들은 이라크가 유엔무기사찰단의 사찰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당량의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후세인은 지금보다 더벼랑끝에 내몰릴 경우 비난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포나 미사일로 생화학탄두를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