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공격 나흘째인 23일까지의 연합군 희생자수는 전투보다 안전사고 때문에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이날까지 교전 중 죽은 병사는 7명에 불과하며 헬기추락 등으로 19명이 사망했다. 이와 함께 쿠웨이트에서는 주둔 중인 미군 부대에서 한 병사가 동료에게 수류탄을 던져 1명이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본격적인 지상전이 시작되면서 종군 기자들의 희생도 잇따라 지금까지 6명의 언론인들이 사망했다. 세계 각지에서 반전·반미 시위가 격화되면서 파키스탄은 이달말 열릴 예정이었던 남아시안게임을 무기한 연기했으며 호주는 인도네시아에서의 테러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쿠웨이트 북부에 있는 제101공중강습사단(AAD) 내에서 23일 새벽 1시30분께 소속부대의 한 병사가 막사에 수류탄을 던져 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했다고 미 국방부가 이날 밝혔다. 국방부는 "문제의 병사는 곧바로 체포됐고 이 부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중동인 2명도 함께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하고 "원한 때문에 수류탄 공격을 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21일 미 해병대 소속 수송 헬기 1대가 이라크와 접한 쿠웨이트 국경 인근에서 기체 결함으로 추락해 탑승했던 미·영국군 16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CBS 방송은 이날 "이라크전 발발 이후 미국인 2명 및 영국인 2명,프랑스와 호주인 각각 1명 등 모두 6명의 저널리스트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 미국인 2명과 프랑스인 1명이 총격을 받고 숨졌으며 이라크 제2의 도시 바스라로 향하던 영국TV 취재진 3명도 격전 중에 희생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관할지역에서도 차량에서 폭탄이 터져 호주 기자 1명이 숨지고 동료 1명이 부상했다. ?…호주 정부는 "동남아시아 테러조직 제마 이슬라미야(JI)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과격단체가 인도네시아 제 2의 도시 수라바야에서 테러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호주는 이어 "이 지역의 호주인들은 집안에 머물거나 불가피하게 외출해야할 경우 외국인들이 모이는 상업시설 및 공공장소를 피하는 등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호주는 작년 10월 JI의 배후 조종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발리 폭탄테러때 자국민 89명이 숨지자 인도네시아에 대한 여행자제령을 발령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번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는 미 의원 자녀는 팀 존슨 상원의원(민주 사우스다코타주)의 아들 브룩스 존슨 하사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또 전체 상·하원 의원들 중 자녀를 군대에 보낸 의원은 존슨 의원 이외에 이크 스켈튼(민주·미주리주) 던컨 헌터(공화·캘리포니아주) 메릴린 머스그레이브(공화·콜로라도주) 등 하원 의원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슨 의원은 이라크 공격 직전 아들과 주고받은 e 메일에서 "나는 상원의원으로서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너는 군인으로서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고 NYT는 소개했다.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는 "전쟁이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기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폭력과 무기들은 결코 인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면서 "평화는 신의 선물이자 인간의 소박하고 지속적인 성취물"이라고 말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