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 이라크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하는 등 강경책을 고집하는 것을 놓고 아버지 부시 대부터 내려온 개인적인 원한인지 단지 대 테러전의 우선 순위 변화에 따른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18일 ABC 방송 인터넷 판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작년 가을 "그(후세인)의 원한은 우리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이 없다"면서 " 그 사람은 한 때 내 아버지를 암살하려했다"고 말해 이라크 사태를 보는 개인적 감정의 일단을 드러냈다. 이런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후세인 대통령을 몰아내려는 부시 대통령의 결정이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감행한 1차 걸프전 당시에 이미 싹튼 것으로 보고 있다. 후세인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공격으로 야기된 1차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에서 철수했지만 권좌는 유지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도 이라크를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오늘 날 미국의 정책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대량살상무기와 싸움을 선언했다. 당시 취임사의 연설내용은 부시 행정부 출범부터 주조를 이루고 있는 대 이라크 강경 노선을 투영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아버지 부시와 함께 일했던 리처드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 오랜 기간 후세인의 축출을 지지해 온 인사를 내각에 포진시켜놓았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강경책이 이처럼 가족적 원한 관계에 사로잡힌 개인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9.11 테러 사건을 계기로 정책의 우선 순위가 수정됐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 외교협회(CFR) 수석 연구원인 월터 러셀 미드는 " 배경이 가족적 원한에 사로 잡힌 것이고 부시 대통령이 에이합 선장이고 후세인이 백경이라면, 훨씬 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었어야했다"고 지적했다.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갖고 취임했지만 전쟁을 할 결심은 하지 않았다면서 9.11 테러 사건 이후 정책이 바뀐 것이라고 밝혔다. 팻 로버츠 상원의원은 " 부시 대통령의 심중에는 이라크 정권교체 문제가 있었지만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아니었다"면서 " 그러나 9.11 테러 사건 후 모든 상황이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가 발생한 지 한달 뒤,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시작된 지바로 닷새 뒤 " 이라크 지도자가 사악한 사람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다음 번 목표임을 선언했다. (서울=연합뉴스) yjch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