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은 프랑스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주 이라크에 대한 강제적인 무장해제를 승인하는 새 유엔 결의 마련에 전력할 것이라고 유엔 주재 미.영 외교관들이 17일 밝혔다. 미국과 영국이 준비중인 새 결의안은 이라크 사태와 관련한 이틀간의 공개 토론이후인 오는 19일 배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제레미 그린스톡 영국 대사는 17일 만나 유엔 2차 결의의 내용과 상정 시기 등을 포함해 다음 수순을 논의했다고 영국 외교관이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과 영국 외교관들은 2차 결의 초안에 대한 안보리 논의가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이라크 보고서를 제출하는 3월 1일까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블릭스 단장의 보고서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안보리에 서면 형식으로 제출될 예정이다. 이라크 핵무기 프로그램 사찰을 담당하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오는 4월 11일까지는 별도의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계획이다. 새 결의안의 최종 문구는 이라크가 무장해제 의무에 대해 '중대 위반'을 했으며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심각한 결과'에 직면했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력 사용을 명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후세인에게 퇴진하거나 정해진 시한안에 일정 조건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하는 최후 통첩을 보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무기사찰단의 보고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전세계적인 반전 시위에 힘입어 안보리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차 결의가 필요없다"고 말해 새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프랑스와 러시아, 중국 등은 평화적인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시간이 다 돼가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무기사찰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유엔본부 A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