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 타임스는 5일 북한의 상황이 이라크 상황보다 더욱 시급하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핵확산이 이라크 위기보다 더 위험하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해서는 예방적인 성격의 전쟁을 위한 논리를 세우기에 애를 쓰면서 북한의 영변에 핵연료봉 수송을 위해 줄지어서 있는 트럭들의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은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8천개의 핵연료봉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해 자주 쓰는 표현을 빌자면 "몇달이 아니라 몇주" 후에 6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하게 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또 김정일 위원장은 최근 수주간 유엔 감시요원들을 추방하고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했으며 우라늄 농축을 시인했으나 이라크는 대조적으로 후세인 대통령의 핵폭탄 개발계획을 무산시킨 핵 감시기구가 핵무기 개발 재개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핵무기 개발에 몇년은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한 정책이 이라크에 대한 열정에 비하면 거의 무관심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또 부시 행정부는 군사력 또는 "하드파워"를 지나치게 확신한 나머지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을 동원해 북한에 원조와 압력, 안전보장 재확인 등을 해줄 수 있는 이른바 "소프트 파워"는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현명치 못하게 "악의 축"에 포함시킴으로써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를 자극했기 때문에 미국은 아마도 직접 안전보장을 재확인을 해줘야 하며 안전보장과 원조를 대가로 북한의 불량무기들을 사들이고 유엔 감시요원들을 배치해 재생산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그러나 장래의 정책이 어떤 형태가 되든 현재 상황은 이라크 상황보다 더욱 시급하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