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카에다 대원들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침투, 헤즈볼라 게릴라들과 함께 이스라엘 공격을 도모하고 있다고 5일 주장했다. 샤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알-카에다 소수 대원들이 가자지구에 잠입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레바논에서 (친이란계 게릴라 조직) 헤즈볼라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샤론 총리는 특히 "이스라엘이 그들의 공격 목표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의 발언에 앞서 지난 2일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케냐에서 발생한 대(對) 이스라엘 동시테러 배후로 의심되는 알-카에다가 이스라엘 침투를 시도하다 무산됐다고 밝혔다. 모파즈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알-카에다가 `옥토퍼스 부대'를 대서양 건너편 국가들 뿐 아니라 이스라엘에도 보냈다"면서 "이들은 이스라엘 침투를 기도했으나 사전 차단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모셰 얄론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기자들에게 알-카에다가 이스라엘을 공격 목표로 삼으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국내외에서 그같은 시도를 적발해 무산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에밀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은 샤론 총리의 발표와 관련,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라후드 대통령은 "레바논에서 알-카에다가 활동하고 있다는 샤론 총리의 주장은 전혀 근거없는 것으로 레바논에 대한 침략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라후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2000년 5월 남부 레바논에서 22년간의 점령통치를 종식하고 철군할때까지 무장투쟁을 전개한 헤즈볼라와 알-카에다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레바논 당국은 지난 10월 알-카에다 지원 혐의로 자국인 2명과 사우디인 1명을 검거했으며 오는 16일 재판에 회부할 계획이다. 알-카에다와의 연계설을 거듭 부인해온 헤즈볼라는 샤론 총리의 주장에 즉각 논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케냐에서 발생한 동시테러 이후 미국이 알-카에다 조직을 상대로 전개하는 대테러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연관시키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고있다. 그러나 미국은 대테러 전쟁에 이스라엘이 직적 개입할 경우 아랍국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우려, 대테러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성격을 분명히 구분한다는 입장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