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현재의 눈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지금의 니즈(Needs)를 무시하고 앞을 잘 내다봐야 한다.' 닛산자동차를 퇴출 위기에서 부활시킨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사장이 자동차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일가견을 피력했다. 곤 사장은 일본산업디자인협회가 최근 주최한 창립 50주년기념 심포지엄에 참석,기조강연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 판단을 내릴 때는 비합리적이며 정서적인 부분이 작용하는 것을 과거의 닛산자동차는 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를 깨끗이 닦고 아끼는 일본 소비자들은 특히 자동차의 정서적인 면을 중시하고 있다"며 "디자인만으로 팔리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혁신이 눈부신 시대에 디자인이 나쁘면 소비자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곤 사장은 "세일즈맨들은 자신의 입장에 얽매여 눈 앞의 니즈 밖에 생각하지 않지만 현재 기호에 맞는 디자인도 상품화해 놓고 보면 진부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디자이너들은 현재의 니즈를 다소 무시하고 미래를 읽어내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인원감축 등 닛산의 구조조정을 매섭게 밀어붙일 때도 디자인본부에 대한 투자는 줄이지 않았다는 말로 디자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닛산자동차는 지난 3월부터 시판중인 소형차 '마치'가 독특한 디자인으로 일본 시장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으며 신형 스포츠카 '페어레디Z'도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