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11일 오는 19일로 예정된 유엔 무기사찰단의 재입국을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한스 블릭스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무기사찰단) 단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에게 보냈다. 이라크의 편지는 이달 초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사찰재개 협상에서 합의된 사항을 상세히 밝히고, 수용 여부를 문서로 확인해 줄 것을 요구한 사찰단의 지난 8일자 편지에 대한 답신의 성격을 띠고 있으나 대통령궁 접근 등 핵심적 사안에 표현을달리 하고 있고 합의사항을 수용한다는 표현도 하지 않았다. 이라크는 단지 지난 1일 빈 회담 말미에 나온 공동성명과 사찰재개를 위한 실질적 준비조치 등에 관한 블릭스 단장의 지난 3일 안보리 브리핑 내용을 수용한다는입장을 밝히고 19일에 도착하는 사찰단 선발대를 받아들일 "만반의 준비태세"를 밝혔을 뿐이다. 블릭스 단장과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라크에 보낸 편지에서 사찰단에 "과거에 `민감한 현장'으로 꼽혔던 곳까지 포함해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이며 무제한적인접근"을 허용한다는데 양측이 합의한 사실을 상기시키고 지난 98년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서명한 양해각서에 따라 8개의 대통령궁에는 특별한 절차가 적용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문제의 현장에 무제한 접근이 허용된다면 사찰단은 "전문성을 최대로 발휘해 사찰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보좌관 아미르 엘-사디 장군의 서명이 돼 있는 이라크측 답신은 똑같은 사안에 대해 블릭스 단장이 "UNMOVIC는 공정하고 전문적인 자세로 이라크의 주권과 안보, 위엄을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사찰단이 모욕이나첩보의 도구로 사용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했다고 블릭스 총장의 편지에 들어있지 않은 표현을 사용했다. 이라크측은 또 비행금지 구역 내에서 사찰단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사찰단의 활동에 소요되는 이라크내 장비와 용역에 대해 사찰단이 비용할 지불할 것을 제의했으나 "비용을 지불하면 작업이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이루어지겠지만 이것은 제의일 뿐 조건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이같은 이라크의 답신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한 고위관계자가 11일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의 관계자는 "그것은 `예스'라는 말만 빼놓고 온갖 수식어를 늘어놓은 것에 불과하며 사찰단이 편지에서 명시한 요구사항을 무시하고 있으며 비용지불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엔본부.워싱턴 AP.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