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체스 챔피언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크람니크(27)가 지난 6일 바레인에서 컴퓨터와 '세기의 대결'을 펼쳐 승리했다고 영국 BBC가 7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인터넷 뉴스에서 크람니크가 '딥 프리츠'컴퓨터 체스 프로그램과의 싸움에서 57수만에 이 컴퓨터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대결이 별난 대결이라면서도 크람니크가 전략적으로 컴퓨터를 반격할 수 없는 궁지에 몰아넣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결은 지난 97년 당시 세계 체스 챔피언인 개리 카스파로프가 역시 컴퓨터 체스 프로그램인 '딥 블루'에 패한 데 이어 2001년 열릴 예정이었지만 9·11 테러로 연기됐던 것. 크람니크와 맞붙은 딥 프리츠는 초당 3백만번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지만 쓸 수 있는 수는 한가지밖에 없는 것이 패인이었다. 시합전 "인간의 두뇌가 가치 있는 것이란 점을 증명하고 싶다"고 기염을 토했던 크람니크는 이번 승리로 바레인 국왕이 내놓은 1백만달러의 상금을 거머쥐게 됐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