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18일 미국측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의 증거를 제시할 경우 미국의 대(對) 이라크 군사작전에 대한 반대입장을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방미중인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과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은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보를 미국측이 우리에게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그러나 미국측이 제시한 이런 정보는 "현장에서나" 확인되거나 부인될 수 있는 문제라는 입장을 덧붙인 것으로 이 통신은 전했다. 이라크는 미국의 강력한 군사공격 경고에 밀려 유엔무기사찰단의 복귀를 조건없이 수용키로 합의했으나 미국과 영국은 유엔의 강력한 행동을 모면하려는 "지연전술"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다. 이바노프 장관은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입국시기와 관련, 이번주중 40명의 선발진이 이라크로 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유엔 관리들은 무기사찰단의 실질적인 복귀는 다음달 6일에나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의 사찰단 복귀 허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사찰단의 복귀 시한을 명시하고 사찰활동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군사 공격을 가하겠다는 내용의 새로운 유엔결의안을 채택하려 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새로운 결의안 채택에 반대하고 있다.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이란과 북한과의 관계와 관련, 러시아가 이란에 제공하는 무기는 단지 "방어적 성격"의 무기일 뿐이라고 주장했으며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관계도 "순전히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며 정치적 요인이 개입되지는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인테르팍스 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중인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7일 뉴욕에서 열린 외자유치 포럼의 질의응답시간을 통해, 21세기를 맞아 "현실주의" 노선과 세계에 대한 점진적인 접근을 골자로 하는 러시아 외교정책의 윤곽을 밝혔다. 그는 "9.11테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쳤다. 누구도 국제적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며 이런 21세기의 새로운 악과 우리는 싸워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21세기의 위협과 도전에 대한 싸움에서 개방적이고 존경할 만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외교정책은 "현실주의"와 소련연방 해체와 냉전종식후 10년간의 상황에 적응해나가고 있는 세계에 대한 보다 점진적인 접근을 결합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이사의 이익을 보장하고 민주적 개혁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우리의 정책은 명확하고 건설적이며 예측가능한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스크바.뉴욕 A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