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연방배심은 3일 워터게이트 사건 가담자인 고든 리디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아이다 "맥시" 웰스 전(前)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비서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리디는 워터게이트 사건이 정치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존 딘 당시 백악관 고문이 자신의 약혼녀가 연루된 윤락조직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관련 사진과 문서들을 웰스의 책상 서랍에서 빼내오기 위해 꾸며낸 일이라는 주장을 펼친바 있다. 웰스는 리디가 이같은 주장을 펴면서 자신이 DNC의 윤락녀 조달책이라는 허위사실을 퍼뜨려 명예를 훼손당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리디의 변호인은 앞서 최후진술을 통해 이번 소송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관한 대중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최후 진술이 끝난 후 연방지방법원의 프레드릭 스몰킨 담당판사는 배심원들에게리디가 지난 96년 버지니아주 제임스 매디슨 대학과 97년 지중해상의 한 유람선에서행한 연설에서 웰스에 관해 언급한 내용이 사실인 지 여부를 판단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배심원들은 4시간의 숙고 끝에 기각결정을 내렸다. 소송 기각 평결이 내려진 후 리디는 "미국 시민들이 우리 역사를 이루는 요인들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 "찬성하든 반대하든 우리는 이에 대한 논의의 자유를 가져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역사는 콘크리트 속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웰스는 눈물을 글썽이며 "세상에는 정의가 없다.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의 변호인은 항소 여부를 그녀와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절도죄로 4년4개월을 복역한 리디는 80년 자서전이출간될 때까지 이 사건에 관한 증언을 거부하면서 침묵을 지켜왔다. (볼티모어 AP=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