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치명적인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黑色腫) 발병 원인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국제공공컨소시엄인 인간게놈프로젝트(HGP) 일원으로 암게놈프로젝트(CGP)를 수행해온 영국 웰컴트러스트 생거연구소는 과학저널 '네이처' 온라인(9일자)에서 흑색종 환자의 70%에서 세포의 성장과 분열에 관여하는 BRAF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발견이 흑색종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흑색종은 전체 피부암의 11% 정도를 차지하지만 일단 전이되면 치료가어려운 난치병으로 세계적으로 매년 4만여 명이 흑색종으로 생명을 잃고 있다.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I)의 암 유전학 선임 연구자인 폴 메처 박사는 이발견에 대해 "최근 수년 간 수행된 흑색종 연구 가운데 가장 획기적인 발견"이라고높이 평가했다. 연구팀은 흑색종 환자가 제공한 암 세포주 15가지의 BRAF 유전자 염기서열과 정상세포 내 BRAF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비교해 암세포 내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이 유전자 변이가 흑색종 환자 70%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유전자의 변이는 결장암 환자의 10%와 다른 종류의 암 일부에서도 발생했다. 암게놈프로젝트 책임자인 마이크 스트래튼 박사는 "BRAF 유전자 변이가 흑색종환자의 70%에서 발견됐고 이 유전자 결함이 너무 분명하기 때문에 이 변이는 새로운흑색종 치료제 개발을 위한 확실한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거연구소 암게놈프로젝트 책임자로 이번 연구를 이끈 리처드 우스터 박사도 "이 연구결과는 흑색종에 대한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는 아데닌(A)과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 등 4가지 염기가 특정 순서로 연결된 DNA 암호로 구성되며 화학물질 등 독성물질에 의해 DNA가 손상될 때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며 이 변이는 암 등으로 발전하게 된다. 암게놈프로젝트는 인간게놈프로젝트 연구팀이 3만여 개의 인간 유전자 가운데어떤 유전자가 암 발병에 관여하고 어떻게 암을 유발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국제공동연구 과제이다. (런던 A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