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지도원출신 탈북자 윤성수(尹成銹)씨는 16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회견을 갖고 북한 인권유린사태와 탈북자 실태 등 북한참상을 증언했다. 보위부 지도원으로 15년간 일하다 지난 98년 중국을 통해 망명, 이날 미인권단체 디펜스포럼 초청으로 워싱턴을 찾은 윤씨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현명한 정책"이라면서 북한은 "악의 축"을 넘어선 "악의 뿌리"라고 규탄했다. --북한 인권사태와 공개처형에 대해 아는 바를 얘기해 달라. ▲북한에서 가장 심각한 인권유린사태는 공개처형이다. 북한은 의식변화를 막고불안정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북한은 지난 95년부터 공개처형을 대대적으로 지지,95년-98년 사이에 1개 시.군에서 매년 평균 10-12명씩 공개총살을 집행하고 있다.공개총살방법도 과거보다 악랄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공개총살시 가슴을 쐈으나 지금은 머리에 대고 총을 쏴 눈알과 뇌수가 쏟아지게 해 그같은 처참한광경을 목격한 북한주민들로 하여금 체제반대를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정치범 실태는. ▲북한내에는 보위부 산하에 10여개의 정치범 수용소가 있다. 이들 수용소에는20여만명의 정치범과 그 가족들이 짐승보다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일-북관계와 북한의 일본인 납치에 대한 생각은. ▲일본-북한관계에 있어 일본이 과거에 대해 반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70년대 중반 북한이 일본인을 납치한 사건은 응당 일본에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미국이 대북특사를 평양에 파견하는데 대해어떻게 생각하나. ▲"악의 축"인 북한에 미국이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정일정권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강압적 봉쇄정책과 함께 대화정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통일교 문선명 목사의 대북투자에 대한 생각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는 통일교주 문선명에 대해 70년초부터 갖은 욕으로 비방하며 적대적 자세를 취해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난 악화로 대외적 입지가 좁아져 문선명을 통해 어느 정도 실리를 챙기는 차원에서 그를 북한에 끌어들이고 있다. 북한과 문선명관계는 그러나 결국 문선명이 재정적 손실과 교인으로 실패만 거듭되게 될것이다. --북한의 탈북자 정책은. ▲탈북자들은 지난 90년초만 해도 매우 적었다. 93년부터 탈북자들이 많아져 중국에 나가 탈북자들을 잡아왔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인물에 대해서는 보위부 요원을중국에 몰래 보내 조사하고 잡아왔다. 사전통지하지 않고 무역일꾼이나 외교일꾼으로 위장해 중국에 들어가 탈북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한해에만 수만명씩 중국에서붙잡혀오고 있지만 이를 전부 수용할 수 없어 한국, 미국 등 외국으로 망명하려 한탈북자 등 일부만 처리하고 있다. 중국 선양(瀋陽)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하다체포된 탈북자들은 북한 송환시 100% 처형된다. 북한 형법은 불법 월경시 3년이하의노동교화형에 처하고 있으며 한국, 미국 등 제3국으로 망명하려 할 경우 반역죄로처형하고 있다. --북한의 마약생산과 위조지폐 실태는. ▲북한은 지난 92년께부터 국가적으로 아편을 대대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96년 김정일의 지시로 다음해인 97년부터 협동농장에서 아편을 본격 제조, 헤로인과히로뽕 생산량이 한달 약 1t 정도로, 생산된 마약은 중국, 일본, 한국 등에 나가고있다. 북한은 90년대초부터 위조달러를 제조한 것으로 안다. 위조된 달러는 중국, 홍콩, 대만, 마카오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달러제조공장은 평양시내 고려호텔 주변에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또 중국교포로부터 약 6개월전에 북한이 100달러 위조지폐를 제조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북한에 있을 때 위조달러를 유통한 사람을 실제 만난 적도 있다. 강대한 미국이 왜 북한의 마약생산과 위조지폐 제조 유통에 이렇게 관대하게 대하는지 의문이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핵무기 개발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가. ▲직접 눈으로 목격한 적이 없다. 86년께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완성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86년께 영변 핵기지에 나와있던 러시아과학자 200여명을 되돌려 보냈는데 이는 핵무기개발이 끝났기 때문으로 안다. --한국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논평을 피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탈북자로서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에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구태여 말하라고 한다면 현재 한국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대북정책이 다 옳은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정부가 진실로 성공된 대북정책을 펴나가기 위해서는 김정일을 제일 잘 알고 있는 탈북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면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 -- 카터 미 전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지적한 것을 비난한 바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카터 전대통령은 북한방문?김일성, 김정일부자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아어느정도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체제를 분석적으로 보고 규정한 것은 카터보다 부시 대통령이 더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