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2일 안전상의 이유로 파키스탄 주재외교관 일부와 가족 전원을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 필립 리커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파키스탄에서 우리의 안보 상태를 신중히 검토한 후 국무부는 필수 요원을 제외한 공관원과 모든 가족에 대해 출발 명령을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리커 부대변인은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이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미국 대사관과 각 도시에 있는 영사관들에 대한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했다고 말하고 오는 25일이 공휴일이므로 26일에야 출입이 다시 허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1월 월스트리트 저널의 특파원이 납치된 후 살해된 데 이어 일요일인 지난 17일 이슬라마바드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보던 미국 외교관의 부인과 딸이 수류탄 테러로 사망했다. 비필수 요원과 공관원 가족 전원에 대한 철수 조치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현지에 잔류하지 않아도 되는 인원은 대사관이 지정한다. 리커 부대변인은 파키스탄에서의 전반적인 안전 상황 이외에 조치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이날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공관원 감축 조치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파월 장관은 이번 결정이 파키스탄의 미국인 보호 능력을 믿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미국은 무샤라프 대통령과 파키스탄 정부의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고 리커 부대변인은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