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정권과 테러 조직 알 카에다를 분쇄하는 데 성공했으나 잔당을 완전히 소탕하려면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17일 말했다. 지난 11일 워싱턴에 도착한 후 조지 W. 부시 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등 미국 수뇌부와 회동한 이바노프 장관은 NBC방송의 일요 시사 대담프로그램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 미국인들이 9.11 연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호전주의자들을 아프간에서 곧 몰아낼 수 있다고 낙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우리에게는 아프간의 실체를 파악한 역사가 있다"고 전제하고"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뿌리를 뽑기까지는 몇 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옛 소련이 지난 1979년부터 10년 동안 아프간을 점령했으나 1만5천여 병사만 희생시킨 채 결국 손을 털고 물러난 이유로 아프간 곳곳에 군사력을 미치려 했던 점을 꼽았다. 그는 오사마 빈 라덴이 아직 살아 있고 은신처는 아프간 국내나 국경 근처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여러 해가 걸리기는 하겠지만 끝내는 붙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국제 사찰단이 이라크에 들어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 축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사찰단이 무기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이라크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제 조치는 해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된다면 그 때에 국제 사회가 추가 제재 여부를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