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마련한 비밀문서인 '핵태세보고서'의 발췌본이 인터넷 사이트에 14일 공개 게시돼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사 및 첩보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터넷사이트인 글로벌시큐리티닷오르그(GlobalSecurity.org)는 지난 주말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뉴욕타임스에 의해 일부 내용이 보도된 이 보고서중 광범위한 부분을 발췌, 공개했다. 이 사이트를 관리하는 존 파이크는 14일 "이 정보의 공개가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칠 것이라고 믿을만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유권자와 납세자들이 스스로 그것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 보고서의 발췌본을 어디에서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13일 이 보고서가 유출, 공개된 현실을 통탄해하면서 정보를 유출한 사람은 형법을 위반했다고 강력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사이트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정부는 전세계 70여개국에 1만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깊이 요새처럼 숨겨 있는 목표물들을 파괴하기 위해 핵폭탄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는 대량살상무기, 탄도탄미사일, `고위 군사령부를 두고 있기 때문에 특히 중요한 1천400개의 지하시설물들'을 언급하면서 "현재로서는 미국이 이 전략적 시설들에 대처할 충분한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즉각적이고, 잠재적인, 혹은 돌발적인 사건"에 연루될 수 있는 나라들인 북한, 이라크, 이란, 시리아, 리비아의 목표물들을 공격하기 위해 좀더 적합한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이 나라들은 모두 미국 및 안보협력국들에 대해 오랜 적개심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북한과 이라크는 만성적인 군사적 걱정거리"라면서 "이 나라들은 테러범들을 비호,후원하고 적극적인 대량살상무기 및 미사일 개발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