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가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난 현재 뉴욕 맨해튼 남부의 일자리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사라졌으며 완파 혹은 부분 파손된 건물들에 입주해 있던 기업체의 절반이 이 지역으로 되돌아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월 스트리트로 상징되는 맨해튼 남부 도심의 건물들이 복구되거나 재건축되더라도 세계 금융 중심지인 월 스트리트의 위세가 예전같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더욱 굳혀주고 있다. 뉴욕 도심 협회에 따르면 9.11 이전에 37만 개였던 맨해튼 중심가의 일자리 가운데 약 10만개가 테러 이후에 아예 없어지거나 뉴욕시 외곽 등으로 이주했다. 온라인 부동산업체 테넌트와이즈닷컴(Tenantwise.com)의 최고경영자 M. 마이어스 머멜은 완파 또는 부분 파손된 사무용 건물의 임차인 중에서 49%가 도심에서 떠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들 이주예정 임차인이 그동안 뉴욕 도심 건물에서 임차했던 면적은 153만㎡에 달한다. 맨해튼 남부를 바로 떠나지 않은 기업들도 상당수가 또다시 테러로 재난을 당할 것을 우려, 여러 지역의 사무실로 종업원들을 분산시키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이번 주 재정 감축과 차입금 증액을 촉구하는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9.11 테러 이후 뉴욕시 전역에서 9만4천개의 일자리가 영구적으로 없어졌다고 말했다. 9.11테러로 일터가 없어진 기업체 가운데에는 세계무역센터 바로 맞은 편에 있던 51층 짜리 건물인 제3 세계금융센터(WFC)의 공동소유주인 금융 대기업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리먼 브라더스가 포함돼 있다. 투자은행들이 입주해있던 제3 WFC의 아래층들은 비행기 테러로 인해 구멍이 뻥뚫렸으며 현재 복구작업이 진행중이다. 제3 WFC 건물에 약 3천명, 도심 내의 다른 사무실에 1천 명이 근무했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4월에 제3 WFC로 돌아올 예정이다. 그러나 리먼 브라더스는 제7번 거리와 49번가가 만나는 지점에 본사용 건물을 새로 사들였으며, WFC의 사무실들은 복구되는대로 다른 업체들에 세놓을 계획이다. 한편 뉴욕도심협회의 루이스 회장은 주정부가 중소기업에 총 8천만달러의 보조금을, 대기업에는 총 1억7천만달러의 보조금과 융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한 정책이 맨해튼 남부에 기업체를 잡아두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AP=연합뉴스)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