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뒤돌아보는 모습이라 해서 '반견(返見)아미타불'이라 일컫는 일본 불상은 신라 고승 원효의 모습을 본뜬 것이며 따라서 이런 불상은 신라에서 유래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이 나왔다.


단행본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1999)을 비롯해 무시할 수 없는 국내 불교미술사 연구업적을 내고 있는 서울 노원중 국어교사 성낙주(48)씨는 6일자 '법보신문'에 기고한 '日 선림사 원효 상징 고개돌린 불상 친견기'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성씨는 일본 정토종 서산선림사파(西山禪林寺派) 총본산으로 알려진 교토(京都)선림사(禪林寺)를 지난 1월 찾아가 일본 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 반견아미타불을직접 확인했다.


성씨는 이런 반견불상이 원효 모습을 본뜬 것이라는 몇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첫째는 「삼국유사」 기록이다. 여기 실린 '원효불기'(元曉不羈. 원효가 구속을받지 아니하다)라는 글을 보면 "설총이 아버지 원효가 죽은 다음 그 유해를 부수어아버지 모습을 본뜬 조각상을 만들어 분황사에 봉안해 놓고 절을 하자 불상이 갑자기 돌아보았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은 여기에 덧붙이기를 "(이 불상이) 지금도 여전히돌아보고 있다"고 하고 있다.


성씨는 적어도 고려 때까지 남아 있던 이 불상이 반견아미타불이라고 주장했다.국내에는 현재 반견불상이 남아 있지 않다.


성씨는 이와 더불어 이 불상을 봉안한 선림사의 중흥조격인 증공선혜상인(證空善慧上人. 1177-1247)이 원효의 저작인 「양권무량수경종요」(兩卷無量壽經宗要)를직접 필사하는 등 이 사찰이 원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반견불상이 일본에는 선림사 뿐만 아니라 도쿄(東京) 장수원(長壽院)등지에도 봉안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주장은 「삼국유사」의 원효 관련 기록에 나타난 불상이 반견불상이며 또 그것이 일본에 남아 있는 같은 종류의 불상과 계통을 같이하고 있음을 설득력있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성씨는 지난 99년 출간한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을 통해 석굴암은 신라왕실의 호국사찰이 아니라 김대성 개인의 원찰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