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부근 해류의 온도를 끌어올려 전세계에 대규모 홍수 또는 가뭄 등의 이상 기후를 유발하는 엘 니뇨가 올해에 또다시 발생할 전망이다. 미국의 국립해양기후국(NOAA)은 10일 태평양의 수온 측정 결과 올 봄에 엘 니뇨 현상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NOAA는 마지막 엘 니뇨 이후 처음으로 중부 태평양에서 구름과 강우가 관측됨에 따라 엘 니뇨 경보를 발령하기로 결정했으나 규모는 봄이 지날 무렵에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 니뇨가 마지막으로 발생한 것은 지난 1997-98년으로 호주와 필리핀 및 인도네시아에 극심한 가뭄을 초래하고 페루와 에콰도르에서는 홍수가 잇따르는 등 심각한 피해를 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NOAA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올해의 엘 니뇨가 지난 1997-98년과 같은 궤적으로 발전할 것인가를 점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엘 니뇨 피해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는 곳은 태평양상의 적도 일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예보관들은 엘 니뇨가 이른 시기에 발행할수록 더 강력하다며 봄에 발생하는 올해의 엘 니뇨에 우려를 표시했으나 일부 전문가는 서태평양 수온이 지난번 엘 니뇨 때보다 낮은 점을 들어 위력이 당시만큼 강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어로 `소년''이라는 뜻인 엘 니뇨는 동태평양의 수온이 이례적으로 더워지면서 전세계의 바람과 강수량에 영향을 미쳐 곳곳에 폭풍과 가뭄, 흉작 등을 초래하는 이상 기후 현상으로 2-7년마다 한 번씩 발생한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