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붕괴 이후의 아프가니스탄 과도 권력기구 구성을 위한 아프간 정파회의에서 과도 행정부의 수반을 결정하는 문제가 막판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본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과 아프간 4개 정파간 회의 7일째인 3일 협상 타결을 위한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는 회담 대표들은 향후 6개월간 아프간을 이끌 과도 행정 기구의 수반을 결정하는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회의에서는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이 이끄는 로마그룹이 전 국왕의측근인 우즈베크계 출신 학자 압둘 사타르 시라트를 과도 행정부 수반으로 제의했으며 이에 대해 북부동맹을 비롯 다른 정파들이 동의함에 따라 협상이 급진전을 이룬것으로 관측되기도 했으나 이날 회의에서 남부 파슈툰족 지도자 하미드 카르자이가유력한 수반 후보로 떠올라 회담 막바지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다른 2명의 후보 이름도 거론되는 등 수반 자리를 둘러싼 각 정파간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회담 관측통들이 전했다. 또한 4개 정파가 29인 과도행정부 참여 인사 선정 방식에 합의하고 각 정파의인선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있는 최대 정파인 북부동맹대표단과 카불에 남아 있는 브루하누딘 랍바니 전 대통령측이 과도 행정부 구성 문제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협상 타결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본의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번 회의를 주선한 유엔은 7개항의 합의문 초안을 마련해 놓고 늦어도 4일까지는 최종 합의에 이르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유엔 관리들이 밝혔다. 유엔 합의문 초안에는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의 과도기에 유엔 주도의 다국적군의 아프간 주둔 문제와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는 방안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특사는 5일부터 베를린에서 열리는 아프간지원그룹(ASG)회의에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에 4일까지 본 회담을 마무리하기 위한 막판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 아프간 지원그룹회의는 아프간에 유엔이 인정하는 새로운 권력기구가 설립되는 것을 전제로 해서 아프간 지원방안을 논의할것으로 알려져 본 회의 타결 여부에 따라 베를린 회담 내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 본 근교 라인강변의 페터스베르크 산정에 있는 독일 정부 영빈관에서 지난달 27일 시작된 아프간 정파회의는 가능한 한 빨리 합의를 도출한다는 원칙만 있을뿐 끝나는 시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아프간 과도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이번 회의에는 아프간 4개 정파 대표 28명과 보좌관 30명이 참석했으며 브라히미 유엔 특사가 각 정파간 이해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