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탈레반 정권은 지난 해 여름 오사마 빈라덴 인도 문제를 놓고 비밀 협상을 가졌으나 인도 조건 등을 둘러싸고 교섭이 결렬됐다고 일본의 산케이(産經) 신문이 당시 협상을 중개했던 라이너 빌란트 유럽의회의원의 말을 인용, 25일 보도했다. 독일 출신의 빌란트 의원에 따르면 비밀 협상은 우선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기업인이 아는 사람을 통해 탈레반측의 협상 의사를 미국에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탈레반측은 빈 라덴을 제 3국에 인도하고 국내 인권 문제를 개선하는 대신에 정치.경제 제재 완화와 탈레반 정권 인정을 미국에 조건으로 제시했으나,당시 클린턴 정권은 빈 라덴을 미국에 인도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는 것이다. 빌란트 의원은 이대로는 미국이 응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 동료 의원들과 의논한 끝에 `국제 테러 재판소'를 설치한 후 그곳에 빈 라덴을 수용하는 절충안을 마련해 독일 국내의 외교 루트 등을 통해 미국과 탈레반 정권에 제시했으나 조정이 불발로 끝났다. 그는 산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측이 온건파와 강경파로 갈라져 통일된 입장을 취하지 못했던 것이 협상 실패의 최대 원인이었다"면서 "현재 아프간 공격과병행해 이루어지고 있는 비밀 협상과 포스트 탈레반 정권 수립 문제는 탈레반 내의온건파를 어떻게 협력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