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공포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만 사망자 1명을 포함 13명이 탄저균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미국 이외 국가에서도 탄저균 포자로 의심되는 화학물질들이 발견되면서 극도의 불안심리가 팽배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15일 미국, 영국 영사관 및 주요 건물 등 7곳에서 정체불명의 화학물질이 발견돼 보건당국을 긴장케 했다. 이날 멜버른의 미 영사관과 브리스번의 영 영사관에 배달된 편지에서 탄저균 포자로 의심이 가는 화학 잔류물질 발견돼, 사전 예방조치로 건물 전체에 소개령이 내려져 직원들이 모두 대피했다. 퀸즐랜드주(州)의 주총리 사무실과 그리피스 대학 등에서도 유사한 편지가 배달돼 이를 취급한 직원들이 소독을 받고 정밀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이와 함께 1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에 승객 200명을 태우고 착륙한 루프트한자 여객기에서 흰색가루가 담긴 봉투가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이날 공항에 착륙한 여객기의 승객들이 모두 내린 뒤, 청소부들이 기내를 청소하던 중 좌석 밑에서 수상한 가루가 담긴 봉투를 발견했다면서 여객기는 공항에 억류됐고 청소부 전원은 격리돼 정밀검진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방송은 "이 가루가 마약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그 성분은 아직 확인되지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14일 하루동안 탄저균 노출자가 새로 3명이나 확인되자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토미 톰슨 보건복지부 장관은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최근 탄저균 감염자 발생은 누군가가 고의로 저지른 바이오(생물학)테러가 원인인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테러 퇴치를 위해 의회에 15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해줄 것을 요청하겠다"면서 "일단 이 돈 중 일부를 1천200만명이 60일간 사용할 수 있는 탄저병 치료제를 구입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14일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는 14일 아랍계로 보이는 사람이 지하실에 위치한 한 예배당에 소량의 흰색 가루를 뿌린 뒤 달아났으며 이로 인해 수백명이 대피하고 성당건물이 폐쇄조치됐다. 당국은 화생방 보호장구를 착용한 소방대원들을 동원, 샘플을 채취하고 가루 제거작업을 벌였다. 당국은 현 단계에선 분말이 어떤 것인지 아직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이날 저녁 빈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소량의 미확인 흰색가루가발견돼 군 방제요원이 나서 현장을 폐쇄조치하고 문제의 흰색가루에 대한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멜버른.뉴욕.런던.빈 AP.AFP=연합뉴스) karl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