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서 반(反)세계화 운동가들과 무정부주의자들이 29일 '전쟁 반대' 구호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국가간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세계화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온 이 단체들의 운동양상은 지난 11일 발생한 미 본토 테러공격 이후에는 평화를 위한 '반전(反戰)'운동으로 변모,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무정부주의 노선을 표방한 '반(反)자본주의 집중'이라는 이름의 단체는 이날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갖고 시내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건물로 가두행진했다.


행진시위는 처음에는 평화적으로 전개됐으나 경찰이 일부 시위대를 통제하기 위해 최루가스를 발사하고 몇명을 체포했다.


이번 시위는 당초 IMF와 세계은행의 정책에 대한 반대를 목적으로 계획됐으나 IMF와 세계은행이 미 본토 테러사건 이후 연례 회의 개최 일정을 취소했으며 이에 따라 함께 예정됐던 대부분의 시위 일정도 취소됐다.


그러나 몇몇 단체들은 미국이 테러 보복전쟁을 서두르는 것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날 시위참석자들은 아랍과 이슬람인에 대해 위협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을 비난했으며 미 정부가 이번 테러참사를 국민의 자유를 제약하기 위한 구실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제국주의를 타도하라', '테러를 방지하겠다면 겁주는 행위를 중단하라', '아랍인들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폭력으로 폭력을 해결할 수 없다'는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과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벌였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