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5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나흘간에 걸친 카자흐스탄 방문을 끝내고 다음 방문국인 아르메니아를 향해 떠났다. 교황은 출발에 앞서 아스타나 공항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카자흐스탄은 동서문명의 접점으로 그동안 많은 분쟁을 겪었기 때문에 평화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평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특히 다민족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인종 간 화합을 이룬 카자흐스탄을 높이 평가하면서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인종화합을 이뤄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교가 전쟁의 구실이 돼서는 안된다면서 모든 종교가 단합해 폭력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앞서 아스타나의 의사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미국 연쇄테러와 관련, "증오와 광신, 테러는 신의 이름을 모독하며 인간의 진정한 모습을 손상시킨다"면서 "가톨릭 교회는 `진정한 이슬람'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테러는 강력히 규탄하지만 이에 대한 무력보복 역시 자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아스타나 공황에서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직접 나와 교황을 배웅했다. 이날 오후 예레반에 도착하는 교황은 앞으로 사흘간 아르메니아에 머물면서 기독교 국교채택 1천700주년 기념행사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아스타나 AFP=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