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트레이드 센터(WTC) 테러사건 이후 뉴욕일원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미국 국난 속에 한국교민들이 불필요하게 현지의 애도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자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일부 교민들은 교민 방송 등을 통해 이번 테러로 인해 모든 미국민들이 비탄에 빠지고 분노에 떨고 있는 시점에 한국 교민들이 골프장을 찾는 일이 적절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대신 헌혈을 주도하고 희생자 가족이나 경찰.소방관, 의료진 등 구조작업에 동원된 사람들을 위한 성금 모금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김석주 뉴욕 한인회 회장은 교민들이 절차 상의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인내심을갖고 헌혈을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실제 많은 한인들이 사건 발생 직후 앞다퉈 헌혈을 하고 있다. 교민방송인 라디오 서울은 사건발생 직후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사건속보의 보도와 실종교민들의 생사확인작업에 방송시간을 할애한 후 14일에는 오전 8시부터 12시간에 걸쳐 성금모금방송을 했다. 이 모금행사에 참여한 뉴욕과 뉴저지 일원의 교민들은 적게는 몇달러에서 많게는 몇천달러에 이르는 성금을 희생자 가족이나 구조활동을 위한 기금으로 써 달라며내놓았다. 뉴욕한인회와 일부 학교동문 모임들은 사건 직후 여러가지 명목의 골프 모임을취소했으며 뉴욕 한인회 주도로 오는 22일 뉴욕시내 한복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코리아 퍼레이드'행사도 보류됐다. 교민방송에는 또 일부 한인들이 당분간 교민들이 골프 치는 것을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외에도 이 방송에는 한 교민이 테러현장 구조대원들을 상대로 물을 폭리를 취하면서 팔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온 후 일부 흥분한 교민들이 "물을 공짜로 줘도 시원치 않을텐데 폭리를 취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한국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일을 중단시키라고 촉구하는 전화가 쇄도하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