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중인 우고 반세르(75) 볼리비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인 6일 정식으로 사임했다. 이에 따라 미국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호르헤 키로가(41) 부통령은 7일 취임식을 갖고 반세르 대통령의 잔여 임기인 내년 8월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 반세르 대통령은 간까지 퍼진 폐암 치료를 위해 지난달 1일부터 미국에 머무르다 지난 4일 사임을 위해 귀국했다. 그가 미국에서 암 치료를 받는 동안 키로가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해왔다. 반세르 대통령은 이날 수도인 수크레에서 의원, 각료, 군 수뇌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임 연설을 통해 "치료가 어렵고 많은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내가 원하는대로 정책을 펴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이 날짜로 국민과 의회가 부여한 볼리비아의 헌법상 대통령직을 사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치 기간에 저질른 잘못들에 대해 사과하면서 후임 대통령을 지지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설하는 동안 그의 손과 목소리는 떨렸으나 침착한 자세를 유지했다. 반세르대통령이 대광장으로 들어갈 때 수백명의 군중들은 "반세르"를 연호했으며 그의 사진이 들어 있는 포스터를 흔들기도 했다. 반세르 대통령은 지난 71년 유혈 쿠데타로 집권했으나 자신도 78년 경제 실정에반발한 군부 소장파의 쿠데타로 축출되자 `민주투사'로 변신, 97년 빈곤 추방과 경제 재건을 공약으로 내세워 민선대통령에 당선됐다. (수크레 AP.AFP=연합뉴스) h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