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 선출돼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의 뒤를 잇게 된 자크 로게(Jacques Rogge.59) IOC 부위원장은 올림픽에 선수로 출전한 '올림피언'이자 정형외과 의사 출신인 유럽스포츠계의 최고 실력자이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늦은 91년 IOC 위원에 선출됐지만 의사란 깨끗한 이미지와 탁월한 리더십을 앞세워 IOC 입문 10년만에 지구촌 올림픽 운동을 이끌 IOC의 수장(首長)에 올랐다. 벨기에 요트대표로 3회(68-72-76년)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그는 세계요트선수권에서 통산 금 1, 은 2개를 따냈고 국내선수권에선 1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럭비국가대표로 활약할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1942년 벨기에 겐트에서 태어난 로게는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해 고향 겐트종합병원에서 정형외과장을 지내면서 브뤼셀 리브르대 스포츠의학 교수로 강의하기도 했다. 로게가 '세계 스포츠 대통령'에 오른 것은 이처럼 올림피언이란 화려한 선수 경력과 의사란 직업이 주는 이미지 효과에 힘입은 바 크다. 89년 벨기에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한 그는 그해 유럽국가올림픽연합회(EOC)회장과 IOC 위원을 거치며 사마란치의 뒤를 이을 후계 반열에 올라섰다. IOC에서는 직업 때문에 의무분과위원회에서 약물퇴치 운동에 앞장서온 로게는 업무능력도 인정받아 지난해 시드니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조정위원장을 맡고있다. 98년 솔트레이크시티 뇌물스캔들 때 IOC 개혁을 주도해 '미스터 클린(Mr.Clean)'이란 애칭을 얻었고 이러한 참신한 이미지가 이번 IOC 위원장 선거에서 그에게 승리를 안겨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올림픽운동에 대한 그의 신념은 의사답게 스포츠의 인간성 회복을 중시하면서 "올림픽이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상업화됐다"며 올림픽의 규모 축소와 아마추어리즘의회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내인 안네 보빈과 사이에 자녀 둘을 둔 그는 외국어 실력도 뛰어나 영어 독어 불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등 5개 언어를 구사한다. ◆로게 IOC 위원장(59세) 약력 ▲42년 벨기에 겐트 출생 ▲68-72-76년 올림픽 요트종목 출전 ▲겐트종합병원 정형외과장 ▲리브르대 스포츠의학 교수 ▲벨기에올림픽위원회 위원장(89∼92) ▲유럽올림픽연합회(EOC) 회장(89∼) ▲IOC 위원(91∼) ▲IOC 의무분과위원회 부위원장(94∼) ▲시드니올림픽 조정위원장(95∼2000) ▲IOC 집행위원(98∼) ▲아테네올림픽 조정위원장(98∼) ▲세계반도핑기구(WADA) 위원(99∼) (모스크바=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