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1일 야스쿠니(靖國)신사에 합사(合祀)돼 있는 A급 전범 문제와 관련, 사자(死者)를 구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7당 당수토론에서 "A급 전범들도 이미 사형이라는 형벌을 현세에서 받았다", "그렇게 사자를구별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많은 일본인들은 그러한 생각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토론에서 도이 다카코 사민당 당수가 "두번 다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의미에서라도 내각 총리 대신으로서 야스쿠니를 참배하겠다"는 자신의 발언을 겨냥, "전쟁 책임자들에게 '전쟁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유럽의 피해국들이 히틀러에게 헌화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냐"고 추궁한데 대해 이같이 대답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같은 언급은 과거 일본이 일으킨 전쟁 책임자인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겸 육군대신 등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는 14명의 A급 전범들을 두둔한 발언으로 비쳐질만한 것이다. 그는 연립 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神崎武法) 대표가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식 참배는 "헌법상의 문제가 있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하는 행위는 위헌이 아니다"고 강변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y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