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출신 구두닦이 소년에서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로 변신, 야당지도자로 활동해 온 알레한드로 톨레도(55)가 3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페루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당선이 확실시된다. 페루의 최대 여론조사단체인 CPI가 투표마감 직후인 이날 오후 6시 발표한 최종출구조사결과에 따르면 제1야당인 `페루의 가능성(페루 파서블)'의 톨레도가 전체유효투표수의 45.7%를 득표, 좌익계인 아메리카인민혁명동맹(APRA)의 알란 가르시아(52)를 약 4∼5% 포인트차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CPI와 아포요 메르카데오 이 오피니온, 아날리스타스 이 콘술토레스 등 전문 여론조사단체 3곳이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는 톨레도가 52.4∼55%, 전직대통령인가르시아가 46∼47.6%를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페루의 역대 선거에서 출구조사 결과는 ±5%의 오차범위를 보인 점으로 볼 때출구조사결과만으로 톨레도의 당선확정은 약간 유동적이지만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이확정적이다. 따라서 출구조사결과가 개표결과로 이어질 경우 톨레도는 원주민 출신으로 자유.공명 선거를 통해 페루의 대통령직에 오른 최초의 인물로 기록될 전망이다. 출구조사결과를 접한 톨레도는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기쁨을 감추지 못했으나이날 밤늦게 나올 최종 집계결과를 지켜보자며 승리축하를 미뤘다. 그러나 수천명의 톨레도 지지자들은 톨레도가 머물고 있는 수도 리마 외곽의 한호텔과 페루의 가능성 당사 앞에 몰려 `톨레도'와 `촐로(성공한 인디오)' 등을 외치며 승리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톨레도와 가르시아는 부정부패 스캔들로 탄핵축출된 일본계 이민 2세 알베르토후지모리 전대통령의 후임자를 뽑기 위해 지난 4월8일 실시된 1차투표에서 각각 36.5%, 25.7%의 득표율로 결선에 진출했다. 톨레도는 지난해 대선에서 후지모리 전대통령에 맞서 결선투표까지 진출했으나전정권의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결선에서 자진사퇴한 뒤 대규모 반정시위를 이끌었으며, 이번 결선에서는 마약복용설과 사생아 출산설 등 미확인 흑색선전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반면 지난 85년 36세 나이에 집권, '라틴아메리카의 케네디'로 불렸던 가르시아는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실시하다 집권말기 국가재정을 바닥내고 연평균 7%의 초인플레를 유발하는 등 페루경제를 파탄낸 뒤 후임자인 후지모리의 도움으로 해외망명생활을 하다 지난 1월 귀국했다. 이번 결선에서 백지투표와 무효표들 던진 유권자들은 전체 1천490만 유권자 가운데 12.9%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당초 예상했던 25%에 훨씬 못미쳤으나 이들이 누구에게 표를 던졌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대통령 당선자는 발렌틴 파냐과 대통령 권한대행의 과도정부를 해체하고 오는 7월28일 임기 5년의 새 대통령에 취임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