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재개표결과 발표로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가 사실상 승리를 굳혔으나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27일 새로운 선거소송을 제기,미국대선은 ''재연장전''에 돌입했다.

특히 정권 인수작업에 착수한 부시 후보는 법정공방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권 인계에 들어갈 수 없다는 클린턴 행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고어 후보는 이날 TV연설을 통해 플로리다주 개표결과에 불복한다고 선언하고 법정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권 인수·인계작업 마찰=부시진영은 텍사스주 청사에서 조각을 위한 협의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정권 인수작업에 착수했다.

정권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된 딕 체니 부통령후보는 "정부가 정권 인수자금으로 책정된 5백30만달러를 방출하지 않으면 사재를 동원,정권 인수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트 로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내년 1월4일 인사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대통령이 취임한 뒤 곧바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6백여명의 인준대상자에 대한 조기청문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법정공방이 계속되고 있어 대선결과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정권인수 사무실과 인수자금을 부시진영에 인계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고어측 선거결과 불복=고어 후보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성명에서 자신을 민주주의와 헌법의 수호자라고 내세우고 "선거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플로리다 주법의 규정에 따라 부정확하고 불완전한 이번 개표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작업 재검표결과가 모두 반영됐다면 1천25표를 더 얻었을 수 있었으며,팜비치카운티가 천공자국만 있고 천공밥이 떨어져 나가지 않은 이른바 ''보조개표''를 유효표로 인정했더라면 8백표를 더 추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어측은 이날 마이애미데이드 낫소 팜비치 등 3개 카운티의 개표결과에 불복하는 소송을 리온카운티 순회법원에 제기했다.

그러나 미국민들은 고어의 항쟁선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CNN방송에 따르면 재검표를 둘러싼 고어의 법정싸움을 지지하는 국민은 응답자의 42%로 1주일 전의 48%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