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동북부 이민허루(伊敏河路)에 들어서면 낯익은 간판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가 선명한 "E MART"가 그 것.

옆에는 이마트의 중국식 이름인 "易買得"(중국발음 이마이더)이 나란히 걸려 있다.

쉽게 사서 이득을 얻는다는 뜻.

매장풍경도 친근하다.

위협감을 주지 않는 눈높이 진열장과 종업원의 노란색 옷 등이 일산과 창동의 E마트와 같다.

홍보물과 상품포장이 중국어로 됐다는게 다를 뿐이다.

상하이점이 서울 E마트를 빼닮은 데는 이유가 있다.

상하이 시민의 소비패턴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발전, 한국적인 것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 때문이다.

"상하이 사람들도 쇼핑하러 와서 먹고 즐기는 등의 공간을 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맞벌이 부부인 이들은 하루에 1주일 쇼핑을 끝내지요. 편의점이 백화점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한국과 같습니다(김선진 E마트상하이본부장)"

신선한 야채로 주부를 끌어들여 추가 쇼핑을 유도하는 전략이 상하이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단다.

상하이 E마트의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는 지리적 위치.

E마트는 이웃의 여러 상점들과 어울려 시너지판매 효과를 내는 대형 쇼핑센터의 핵심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E마트 위층에는 가전및 가구전문매장이, 옆에는 홈인테리어 전문매장이 포진해 있다.

이들이 내구소비재를 공급한다면 E마트는 생필품을 제공한다.

"원스톱 쇼핑"인 셈이다.

게다가 이민허루 주변은 중산층 집결지역으로 할인매장 수요가 몰려 매장은 언제나 인산인해다.

E마트의 성공에는 상품조달 노하우도 큰 힘이 됐다.

20여명에 달하는 최고수준의 현지 유통 전문가(바이어)들을 배치, 저가의 고품질 제품을 찾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급여를 아끼지 않는다.

상호 작명도 괜찮았다.

"E마트와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뜻이 통하는 이름을 찾기 위해 중국인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했지요. 수개월간의 작업 끝에 얻은 이름이 E마이더였습니다"

김 본부장은 중국적인 상호발굴은 중국비즈니스의 첫 관문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E마트의 매출액대비 순익은 1% 남짓으로 아직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다.

상하이점은 그러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효과를 보고 있다.

중국최대 소비시장인 상하이에서 선진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은 큰 수확이다.

상하이점은 중국유통시장 공략의 노하우를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이마트의 중국진출 교두보로서 터를 다지고 있다.

[ E마트 상하이점 개황 ]

<>개점=97년 2월
<>자본금=5백10만달러
<>합작형태=99% E마트 소유. 사실상 단독기업
<>실적=99년 매출 3억5천만위안
<>종업원=4백명(사무관리 60명, 영업.판매 3백4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