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관심이 지난달 18일부터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OSCE(유럽안보협력
기구) 정상회의에 쏠려 있던 무렵 기자는 북키프로스공화국(TRNC) 독립선포
16주년을 맞아 정부초청으로 북키프로스를 방문했다.

지중해 북동지역에 있는 키프로스는 우리나라처럼 분단국이다.

그리스계 주민들이 사는 남부가 전국토의 3분의 2 정도 되고 나머지인
북부에는 터키계 주민들이 산다.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 3대륙의 문명이 교차하는 길목에 있어
예부터 숱한 외침에 시달렸던 키프로스 섬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1960년 8월 16일 키프로스 공화국으로 독립했다.

하지만 그리스계와 터키계의 충돌이 심해져 1964년 4월 유엔 평화유지군이
파견됐음에도 불구하고 1974년 7월15일 그리스 본토와 합병(Enosis)을
추구하는 일부 그리스계가 쿠테타를 일으키자 7월20일 터키군대가 진주해
키프러스 북부를 점령했으며 터키계 주민들은 1983년 11월15일 북부키프로스
공화국 독립을 선포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승인을 받지 못해 고립돼 있고 유엔이 경제제재 조치를
내려 경제발전에도 지장이 많은 형편이다.

현재 북키프로스 경제는 농업과 관광 무역이 주요산업이며 제조업이 부진해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해마다 2억달러 정도의 순수입을 올리고 있는 관광산업은 매년
2억5천만달러 안팎의 무역수지적자를 내고 있는 북키프로스의 국제수지
균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북키프로스는 연중 일조량이 풍부하고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인데다 아름다운
해변이 많은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북키프러스가 고대 로마유적이 남아 있는 살라미스 유적, 중세 십자군
점령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파마구스타 성채, 그리스.로마신화에서 미의
여신인 비너스의 탄생지로 전해지는 파포스해변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외교적인 고립 때문에 관광산업 발전이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밖에 국내총생산(GDP)의 11%, 총고용의 24%를 차지하고 있는 농업과
GDP의 10%, 고용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건설업을 주요산업으로 꼽을 수
있다.

주요 수출품은 의류와 감귤 유제품 등 농산물이며 주요 수입품은 운수장비
홍차 석유류 담배 통신장비 등이다.

주요 교역상대국은 수출의 50%, 수입의 25%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이며 경제원조, 인적 교류, 고등교육 등은 터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북키프로스의 주력 수출품인 의류생산에 필요한 직물류를
수출하고 있고 수입은 미미한 실정이다.

대만이나 홍콩에 비하면 비중이 절반밖에 안돼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특히 분단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면 풍부한 관광자원과 중계무역기지로
활용가치가 높아 키프로스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하겠다.

지난 1984년 당시 독일(서독) 덴마크 아일랜드 벨기에 영국 등이
북키프로스공화국을 승인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키프로스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분단의 현실을 인정하고 각자의 지분을
보장하는 연방제를 통해 최대한 자치를 인정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본다.

< 키프로스=신영섭 논설위원Shiny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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