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재활용 가능한 세상을 만들자"

세계적인 기업들이 환경보호경영을 위해 내건 새로운 슬로건이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환경보호관련 기업들의 최대관심사는 산업폐기물
등 각종 공해물질을 깨끗이 청소해 제거하는 것.

따라서 기업들이 연간 쏟아붓는 수십억달러의 환경관련 투자중 3분의2가
이처럼 공해물질 "청소"에 쓰여졌다.

비즈니스위크지는 그러나 최근들어 재활용에 초점이 맞춰진 새로운 환경
보호프로그램이 기업들 사이에 각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조건 청소를 할게 아니라 쓸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재활용해야 한다는
것.

덴마크 칼룬드보그에 위치한 복합공장단지는 대표적인 재활용현장.

여기에는 정유공장 화력발전소 석고보드공장 화학공장 등이 한곳에 들어서
있다.

이들 공장은 폐수 분진 등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산업폐기물을
1백% 재활용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분진을 석고보드공장이 받아서
원료로 쓰고 있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

사무기기업체인 제록스도 "자산재활용경영"을 통해 임도 보고 뽕도 따고
있다.

복사기 등 제품의 견고성을 높일 수 있는 디자인개발은 기본에 속한다.

제품간 부품공유화비율도 대폭 높였다.

재활용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위해 제품생산에 쓰이는 화학약품 수를 기존
5백개에서 50개로 10배이상 낮췄다.

토너카트리지의 회수율을 높이기위해 판매시 우표를 동봉한 봉투를 소비자
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덕분에 회수율이 60%이상 높아졌다.

재활용경영을 통해 이 회사는 연간 2억달러이상의 비용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독일 BMW는 자동차를 보다 쉽게 분해하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제품
디자인 자체를 바꾸는 회사로 유명하다.

미국의 IBM도 환경친화적인 제품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청소보다는 재활용쪽에 무게중심을 실은 환경친화
경영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제스 오스벨 록펠러대학 교수는 "현재 미국 등 선진국기업들의 에너지 및
원자재효율성은 5%대에 머물고 있다"며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수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