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가치 하락과 주가 폭락이 이어지고 있는 동남아국에서 성장률이
둔화되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기업실적은 극도로 악화되는등 금융시장
파장으로 실물경제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등지의 기업인들은 고물가속에서 경기는
급속도로 후퇴하는 혹독한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1일 방콕금융가에 따르면 태국을 대표하는 제조업회사인 사이암시멘트
그룹이 최근의 바트화(태국통화)폭락으로 인해 작년 그룹순이익의 3배에
상당하는 엄청난 환차손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합작자동차회사들이 환율변동으로 인한 부품 수입가격
상승을 이유로 최근 자동차출고가를 2~4%정도 인상했다.

인도네시아의 자동차산업을 선도하는 일본계 메이커들은 금년도
자동차판매물량이 연간 목표인 43만대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고있다.

필리핀에서는 주가폭락에 따라 로페스그룹계열 투자회사가 유상증자계획을
급히 취소하는등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길이 사실상 막힌
실정이다.

또 필리핀의 금년 상반기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은 5.9%에 그쳐 작년
상반기(7.5%)와 비교해 대폭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태국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해지고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진단하면서 베트남과 라오스같은
태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큰 이웃 나라들의 경제까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