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도입되는 유러화는 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중대고비였던 단일통화작업이 암스테르담 정상회담을 통해 예정대로
추진됨으로써 유럽 금융전문가들의 관심은 유러화의 환율전망에 온통 쏠려
있다.

유럽 통화통합의 성공여부는 99년 1월부터 사용되는 유러화가 달러및
엔화에 대해 강세를 유지할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인 시각은 장기적으로는 유러화가 강세기조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제통화로서 유러화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는데다 EMU 참가국들의 경제
여건이 호조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그러나 단기적으론 불안정하거나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그 배경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통화통합 작업을 주도하는 독일과 프랑스의 속셈이 서로 다르기
때문.

독일은 강력한 유러화를 원하고 있고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에
창설될 경우 ECB를 통해 유러화의 약세를 허용하기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억제를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 왔다는
점만봐도 알 수 있다.

이에반해 프랑스는 유러화의 강세기조를 주장하고 있으면서도 내심으론
유러화가 약세이길 바라고 있다.

유러화가 약세면 "수입감소, 수출증대"로 경제성장률이 올라가고 고용문제
는 자연히 해소될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랑스 속셈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유러화가약세를 유지할 경우 금융시장이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혼란상태에
빠지게 된다.

외환수요가 달러 엔 파운드화로 몰려 이탈현상이 발생하고 이러게 되면
유러화는 결제통화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독일의 의도대로 유러화가 강세를 띠게 돼도 문제다.

회원국들의 긴축재정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이 유러화
강세를 견지할 경우 각 회원국의 경제와 실업률은 손 쓸수 없는 위기상황에
몰릴 여지가 많다.

펀드먼털(경제기초)이 튼튼해야 유러화도 강세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EU가 처한 고민은 이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일이다.

금융전문가들이 유러화의 단기약세를 점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런던=이성구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