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특약 독점전재 ]

< Silicon Valley, April 4, Economist >

"수성은 축성보다 어렵다"

첨단벤처기업의 메카 실리콘밸리에 도전장을 낸 새 강자 "실리콘힐".

텍사스주의 주도 오스틴을 중심으로 한 이 정보산업지대는 대반역을
꿈꾸는 주역이다.

실리콘힐의 정보산업은 크게 반도체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세가지로
나뉜다.

이 지역 반도체산업은 미국내 최대생산규모를 자랑한다.

모토로라, AMD, 사이프러스세미콘덕트 등 굴지의 정보통신업체들이
현지반도체공장을 가동중이다.

미국 반도체연구조합인 "세마테크"도 인접해 있다.

싱크탱크 엔젤루이코노믹어드바이저스(AEA)에 따르면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업체들의 고용인력은 2만6천명.

삼성전자가 오는 연말께 13억달러짜리 반도체공장을 준공하면 고용인력은
1천명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오스틴을 택한 이유중 한가지는 거래선인 델컴퓨터를 비롯한
컴퓨터업체들이 즐비하기 때문.

델컴퓨터는 지난해 미국PC시장에서 애플컴퓨터를 제치고 4위로 부상했다.

우편주문판매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오스틴에는 현재 2백50개의 컴퓨터관련업체에 3만8천명이 종사한다.

소프트웨어산업은 반도체나 컴퓨터보다 늦게 시작됐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현재 소프트웨어업체는 4백25개, 고용인력은 3만3천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소프트웨어업체의 창업열기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의 한 창업투자회사는 지난 한햇동안 창업을 지원한 업체수가
이전 5년간 지원업체보다 많다고 밝혔다.

오스틴시내의 커피숍에서는 창업관련 스톡옵션 얘기로 만발한다.

창업에 따른 스카우트열기로 벤처기업 경영자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스카우트손길은 실리콘밸리까지 미친다.

캘리포니아주로부터 오스틴으로 이주해 온 주민은 연간 6천명선.

오스틴시민 60만명의 1%정도다.

이중에는 실리콘밸리출신의 벤처기업가와 기술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 주민들은 오스틴이 실리콘밸리일대처럼 자유분방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이라는 점에서 안도한다.

여기에 생활비가 실리콘밸리보다 훨씬 적게 드는 점에 크게 만족한다.

텍사스대학(UT)은 기술훈련을 제대로 받은 우수인력을 대량 조달한다.

전형적인 현지 소프트웨어업체인 액티버스사의 경우 직원 절반이
UT출신이다.

인건비도 싸다.

경력 8~10년차의 엔지니어연봉이 7만5천달러이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10만달러에 달한다.

캘리포니아주와 달리 텍사스주정부는 이민자 유치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로인해 아시아계 우수인력들이 날로 증가한다.

아시아계는 오는 2000년께 텍사스주 전인구의 5%를 점유할 것이라는게
주정부의 주장이다.

실리콘힐과 실리콘밸리간의 교류는 날로 확대되는 추세다.

오스틴과 실리콘밸리의 샌호제이를 하루 두 차례 왕복하는 여객기에는
첨단업계관계자들로 만원이다.

이같은 추세 덕분에 실리콘힐은 실리콘밸리와 점차 닮아가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힐의 약점은 기업문화에 온정주의가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이다.

기업가와 기술자들이 보다 냉철해지고 강인해져야만 "실리콘밸리
뛰어넘기"에 성공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 정리=유재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