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부케받는 날.

이왕이면 신부만큼 돋보이고 싶은게 여심.

예의상 신부보다 옷차림이 화려할순 없는 일.

PC의 헤어스타일 데이터베이스(DB)에서 내 얼굴에 잘 어울리는 고혹적인
스타일 하나를 골라보면 어떨까.

그 머리형을 가장 잘하기로 소문난 <><>미용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예약
까지 해놓으면 만사 OK"

곧 일본에서 볼수 있게 될 풍경이다.

인터넷바람이 바야흐로 미용업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용용품 제조와 유통업체및 미용실들간에 최신 스킨케어용품이나
헤어스타일 정보를 교환하는 "인트라넷"(인터넷을 이용한 기업내 전산망)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선두주자는 최근 홈페이지를 개설한 일본의 저팬뷰티네트워크(JBN)사.

이 회사는 "뷰티넷"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용에 관한 이벤트및
바디케어용품 미용실등의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오는 3월까지는 뷰티넷을 바탕으로 미용에 관한 데이터베이스와 검색
소프트웨어를 정비, 인트라넷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미용기기메이커인 다카라벨몬트는 지난해 9월부터 전국 13개지역에서 미용
관련 세미나등을 TV회의를 통해 내보내고 시청자로부터 질문을 받는 쌍방향
실험을 실시중이다.

그러나 인터넷붐으로 각종 홈페이지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어지간한
정보라면 이용자의 눈길을 끌기힘든 것이 현실이다.

JBN은 그래서 미용실에 인터넷 단말기를 설치, 2천가지의 헤어스타일을
데이터베이스화한 "가상 헤어숍"으로 일반인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미용실 이용고객은 디지털카메라에 담긴 자신의 얼굴사진에 각 헤어스타일
을 하나 하나 맞춰본후 자신에게 어울리는 머리형을 골라 낸다.

최신 유행머리나 과감한 숏커트등 실제로 해보기힘든 모험을 화면위에서
체험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예뻐지고픈 여성의 욕망을 자극하는 소프트웨어다.

JBN은 일부 미용실에서 단독 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소프트웨어를
보완, 인터넷용으로 다시 제작할 방침이다.

미용실은 PC에 담긴 고객의 얼굴사진을 고객관리차원의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할수 있다.

또 미용연구회등에서 발표된 새로운 헤어스타일 정보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두면 최신 미용경향을 한눈에 파악할수 있게 된다.

일반 손님들은 미용실에 가지 않고도 가정에서 PC를 통해 뷰티넷에 접속,
가상 헤어숍을 즐길수 있는데다 미용실에 예약신청도 할수 있다.

미용용품 메이커에도 이점은 있다.

여성들은 출산으로 변형된 체형이나 신체상의 결함등을 없애기 위한 치료법
또는 약에 관해 약사와 얼굴을 맞대고 상담하기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메이커측은 이런 경우 인터넷을 통해 고객과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눌수
있다.

생활수준 향상과 더불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일본 미용업계가 인터넷붐을
타고 한차례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 김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