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동유럽 서남아 등 이른바 신흥시장의 부상이 내년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과감한 경제개혁과 시장개방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의 기본환경을
구축한 이들 신흥시장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0년대의 경제위기를 교훈삼아 중남미국가들은 단기적으로 거시경제
불균형 해소와 인플레 억제 등 안정화정책을 펴고 있다.

장기적으로 시장경제체제 전환과 지역경제권 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세계은행도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중남미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인플레가
내년에 대부분 국가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지난 93년도에만 해도 2천5백%에 이르렀던 살인적인
인플레가 내년엔 23.1%로 1백배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이 지역 경제성장률도 내년에 2.5~6.5%로 탄탄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안정된 경제성장을 밑거름으로 이 지역의 경제통합노력도 가열될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남미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메르코수르(남미공동
시장)가 주도적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정회원인 메르코수르는 최근 정상
회담에서 볼리비아를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는 등 세력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인구 2억1천2백만명에 1조달러규모의 이 시장은 더욱 팽창될
전망이다.

내년엔 멕시코를 한가족으로 맞아들이기 위한 접촉을 벌일 예정이다.

외국기업투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메르코수르의 중심국인 브라질은 투자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 폴크스바겐 등 세계적인 자동차메이커들이 오는 2000년까지
총 2백30억달러를 이 나라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또 각국 통신업체들은 민영화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브라질 통신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불과 몇년전 ''문제아''로 낙인 찍혔던 중남미가 ''우등생''으로 착실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주의체제에서 시장경제로 돌아선지 8년째를 맞이하는 동유럽도 세계
경제의 새 견인차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이 지역(구 소련 포함)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4~5%로 전망하고 있다.

IMF는 내년도 세계평균성장률을 예년보다 높은 4.1%로 전망했는데 이는
민영화조치로 경제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동유럽의 선전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동유럽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특히 동유럽의 ''3마리 호랑이''로 일컬어지는 헝가리 체코 폴란드의 활약상은
단연 돋보인다.

최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들 3개국을 민영화와
가격/외환자유화 측면에서 경제개혁의 모범생으로 치켜 세웠다.

또 폴란드 헝가리 등은 유럽연합(EU) 가입신청서를 정식 제출하는 등
EU와 ''한몸되기''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세계경제의 지류에서 본류로의 진입
에 한걸음 다가갔다.

인구 9억의 인도를 중심으로한 서남아경제권의 부상도 주목되고 있다.

지난 91년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펴기 시작한 인도는 한국을 모델로 삼아
경제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오는 2006년까지 연평균 실질성장률을 7~8%대로 끌어올린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개선을 통해 지난해 18억달러를 유치하는데 그쳤던
외국인직접투자액도 연간 1백억달러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도 파키스탄을 비롯한 서남아 7개국은 지난 95년 서남아특혜무역협정을
발족시켰으며 이를 오는 2005년까지 서남아자유무역지대로 확대시킬 계획
이다.

이처럼 신흥시장이 지구촌 경제의 활력소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
되면서 이들 지역을 둘러싼 선진공업국들의 시장쟁탈전도 치열해질게
뻔하다.

< 김수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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