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무역기구(WTO)의 첫 각료회의에서
세계경제 현안을 둘러싼 선진국과 개도국의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 대표들은 각료회의에서 채택될 선언서의 세부조항을 조정하기 위해
레나토 루지에로 사무총장이 내놓은 초안을 놓고 지난 4일간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선진국과 개도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현지 외교관들이 28일 말했다.

외교관들은 협상이 제때 마무리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면서
안타깝지만 각료회의에서도 선언서 내용을 둘러싼 남.북간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관들은 이른바 새로운 쟁점사항으로 불리우고 있는 노동과 투자,
경쟁력 정책의 의제 채택여부와 섬유시장 개방강화 등에 대해 각국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면서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선언서에 농업 관련 규정을 별도로
명기해야 한다는 아르헨티나의 주장이 새롭게 제기돼 논란이 가열됐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협상 소식통들은 농산물수출국 모임인 케언스그룹을 대변하고
있느 아르헨티나가 오는 2000년 시작될 예정인 농산물 자유무역협정 연장
협상을 앞당기자는 제안을 내놓았으나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개도국으로부터의 섬유수입을 엄격하게
통제함으로써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정신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이른바 새로운 쟁점사항에 대해서도 단호한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다음달 8일부터 13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계속될 WTO의 첫 각료회의에는
1백25개 회원국과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30개국 대표들이 참석해 금세기말
까지 적용될 무역의제를 규정한 선언서를 채택,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