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모델은 고진영…미국 진출·세계 1위가 목표
KLPGA 투어 '스타 탄생' 방신실 "연예인이 된 기분이에요"
'라이징 스타' 방신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스타 탄생'을 알렸다.

방신실은 28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 컨트리클럽(파72·6천520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11회 E1 채리티오픈(총상금 9억원)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세 번이나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끝에 첫 우승을 달성한 방신실은 요즘 KLPGA 투어에서 가장 잘나가는 선수다.

지난해 KLPGA 시드전 40위로 올해 모든 대회에 뛸 자격이 없었던 방신실은 4월 KLPGA 챔피언십, 이달 초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벌였으나 아쉽게 4위와 3위에 그쳤다.

순해 보이는 인상에 2004년생으로 어린 선수가 분패하는 모습에 골프 팬들은 함께 아쉬워했다.

173㎝의 훤칠한 키에 빠른 스윙 스피드를 앞세워 300야드까지도 날리는 장타 실력을 갖춘 방신실은 이날 첫 우승을 달성하고도 다소 수줍은 표정과 함께 팔을 살짝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KLPGA 투어 '스타 탄생' 방신실 "연예인이 된 기분이에요"
방신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실감이 나지 않지만 너무 기쁘고 꿈만 같다"며 "앞서 두 번의 챔피언 조 경기는 부담이 컸는데, 그 경험을 토대로 오늘은 편하게 쳤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공격적인 경기보다 안전하게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을 택했고, 그게 마지막까지 잘 됐다"며 "비 때문에 코스가 젖어 있다 보니 거리가 덜 나갔는데, 원래 튀는 그린이 공을 잘 받아줘서 아이언샷 공략에는 더 편했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출신인 방신실은 "친구나 언니들이 다 정규투어에 올라갔는데, 저는 그러지 못해 마음고생이 컸다"며 "2025년까지 정규 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것이 가장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장타 비결로는 올해 동계 훈련을 꼽았다.

방신실은 "태국에서 진행한 동계 훈련에서 2개월 반 동안 스피드 훈련을 아침, 점심, 저녁으로 1시간 반씩 했다"며 "그 덕에 20야드 정도 늘었다"고 소개했다.

평균 비거리를 235m(약 257야드) 정도라고 밝힌 그는 스피드 훈련에 대해 "빈 스윙 도구를 세게 휘두르며 스윙 스피드를 높이는 연습"이라고 설명했다.

KLPGA 투어 '스타 탄생' 방신실 "연예인이 된 기분이에요"
'비거리를 더 늘릴 생각이 없느냐'는 물음에 "거리보다 정확성을 더 키워야 한다"고 답한 그는 "아무래도 장타를 치다 보니 페어웨이 적중률이 좀 낮은데 그 부분을 보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KLPGA 투어 평균 비거리는 259.6야드로 1위인 방신실은 평균 타수에서도 70.08타로 1위에 올랐다.

그는 이날 우승을 예감한 순간으로 역시 16번 홀(파5)을 지목했다.

공동 2위 선수들에 1타 앞서 있던 방신실은 "이 홀에서 투 온을 노렸는데, 살짝 감겨서 그린 근처에 떨어졌다"며 "공을 굴리는 러닝 어프로치를 구사했는데 홀 가까이 붙어서 버디를 한 것이 결정적"이라고 돌아봤다.

이때 1타 차 공동 2위가 4명이었는데 같은 조의 김희지가 보기를 했고, 앞 조의 김민선도 보기를 하며 순식간에 3타 차가 됐다.

또 남은 2명의 공동 2위 서연정과 유서연은 이미 7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상태여서 방신실은 2홀을 남기고 2타 차로 달아나 승기를 굳혔다.

방신실은 "경기 내내 상황을 몰라 '선두인가'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을 하고 걸어가는데 캐디 삼촌이 '1위인 것 같으니 파만 하자'고 얘기해주셔서 알았다"고 밝혔다.

'최근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는 "알아봐 주시는 분이 너무 많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답한 그는 "진짜 약간 연예인이 된 느낌이 들 정도로 신기하다"고 말했다.

KLPGA 투어 '스타 탄생' 방신실 "연예인이 된 기분이에요"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을 '롤 모델'로 삼는다는 그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스윙 영상도 많이 보는 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실력만 되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가고 싶고, 세계 1위가 되는 것도 목표"라며 "올해 목표는 정규 투어 시드 획득이었는데 벌써 이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나오는 대회마다 꾸준하게 10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며 "신인왕 욕심은 내려놓고 대회마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후원사인 KB금융그룹이 주최하는 KB금융챔피언십을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고 지목한 방신실은 "상금으로는 가족들과 외식하고 제가 사고 싶다"고 즐거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