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우즈 옆 연습 행운…황제는 역시 달랐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승 보유자이자 2020년 마스터스 준우승자인 임성재(27·사진)에게도 마스터스는 특별한 무대다. 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연습라운드를 마친 임성재는 “잘 치는 선수, 전설적인 선수가 모두 나오는 대회에 세 번째 출전하게 돼 영광”이라며 “일단 4라운드를 모두 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첫 출전이었던 2020년,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우승자 더스틴 존슨(38·미국)과 우승 경쟁을 벌였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골프팬들에게 임성재를 각인시켰다. 그는 “당시에도 목표는 예선 통과였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2등을 했지? 어떻게 챔피언조에서 쳤지?’ 싶을 정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더스틴 존슨과 함께 라운드하며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예선 탈락이란 쓴 경험을 했다. 그 때문인지 임성재는 올해도 “예선 통과가 목표”라며 몸을 낮췄다.

임성재는 지난 3일 타이거 우즈 바로 옆에서 연습했다. 그는 “우즈가 들어오는 순간 저는 갤러리(패트런)가 된 느낌이었다. 그저 그의 연습 장면을 구경만 했다. 스윙 스피드, 임팩트, 스윙 자체가 완전 달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우즈가 큰 사고를 딛고 다시 돌아온 모습도 그에게는 큰 울림이었다고 했다. 임성재는 “심한 부상을 입었는데도 다시 필드에 선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그 역시 ‘명인열전’에 이름을 올린 골프 명인이지만, 세계 톱랭커들을 볼 때마다 자극과 동기부여를 함께 얻는다고 했다. 임성재는 “세계랭킹 톱10 선수들은 작은 데서 큰 차이를 만든다는 느낌이 든다”며 “콜린 모리카와(25·미국), 빅토르 호블란(25·노르웨이) 등 나이가 비슷한 선수들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올해 마스터스에 관중 입장이 전면 허용된 것도 임성재가 극복해야 할 변수다. 앞서 두 번의 대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무관중 혹은 제한된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치렀다. 임성재는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