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다운 완벽한 플레이였다. 고진영(27)이 4일 무결점 플레이로 대기록 작성과 시즌 첫승을 위한 청신호를 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위민스월드챔피언십(총상금 170만달러·약 20억5000만원) 둘째 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아내 중간 합계 8언더파 136타로 양희영(33)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고진영은 4일 싱가포르의 센토사GC 탄종코스(파72·6749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67타를 쳐 13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기록을 세웠다. 안니카 소렌스탐(52·스웨덴)과 자신이 함께 보유 중인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기록까지 한 라운드만 남겨뒀다. 이번 대회 3, 4라운드에서 모두 60대 타수를 치면 15라운드 연속으로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고진영은 지난해 10월 BMW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해 기록 경신에 실패했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지금까지 60대 타수를 이어가며 다시 한번 신기록 수립에 도전하고 있다.

올 시즌 첫 경기에 나선 고진영은 1라운드 초반 샷이 물에 빠져 60대 타수 기록 행진이 위태로워 보였다. 하지만 후반 샷감이 살아나면서 특유의 몰아치기로 60대 타수를 지켜냈다.

고진영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샷이 살아나면서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고 기분 좋게 시작했다. 7번홀(파3)과 8번홀(파5)에서 연달아 버디를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후반엔 뒷심이 빛났다. 파세이브를 이어가던 그는 16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한 데 이어 17번 홀(파3)에서 약 5m 거리의 까다로운 퍼트를 성공시켜 1타를 더 줄였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버디퍼트가 홀을 살짝 비껴가면서 파 세이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고진영은 이날 5언더파로 마쳐 27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을 이어갔다. 이 부문에서 소렌스탐이 갖고 있는 28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희영도 이날 버디 7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면서 고진영과 공동 선두로 나섰다. 양희영은 2019년 2월 혼다 타일랜드 이후 3년1개월 만에 LPGA투어 우승을 노린다. 이번 대회는 양희영의 올 시즌 세 번째 출전 무대다. 앞서 참가한 게인브리지LPGA에선 공동 13위,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선 공동 30위였다. 그는 “겨울에 스피드를 늘리려다 실패해 스윙이 망가졌다”며 “지난 3주 동안 스윙을 바로잡으려 노력했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많이 잡았다. 이번주 재미 있고 즐겁게 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인지(28)는 이날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 공동 6위로 성큼 뛰어올랐다. 전날 아쉽게 이븐파에 그쳤던 디펜딩 챔피언 김효주(27)는 이날 버디 4개, 보기 2개를 기록해 중간 합계 2언더파, 공동 26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